중국이 일등공신… 6자회담 성사에 결정적 역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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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의 성사에 중국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

리처드 바우처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1일 "지난달 30일 오전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통화했을 때 이미 6자회담의 성사를 통보한 것 아니냐"는 물음에 "그렇다. 중국이 이번 회담에 결정적 역할을 했으며 미국은 중국에 감사한다"라고 답했다. 즉 미국은 러시아가 발표하기 24시간 전에 이미 통보를 받은 셈이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전날 胡주석과 통화한 직후 로즈가든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핵 문제와 관련해 큰 진전이 있다"고만 밝혔다. 바우처 대변인은 또 6자회담 개최시기와 장소 등 구체적인 후속 조치 마련을 위해 베이징 주재 주중 미 대사가 중국 외무부 당국과 긴밀히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현 시점에서 6자회담 개최와 관련해 누가, 무엇을, 어디서, 언제, 어떻게 할 것이냐에 대해서는 답변할 게 없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밤(한국시간) 러시아 외무부는 6자회담 성사를 첫 발표하면서 "러시아가 막판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 발표 직후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는 미 국무부에 "알려줄 중대한 사안이 있다"며 전화를 걸었고, 이어 곧바로 워싱턴에서 뉴욕으로 간 국무부 고위 관계자에게 6자회담 참여를 공식 통보했다고 한다.

백악관 매클렐런 대변인도 1일 브리핑에서 "부시 대통령은 이번 회담을 성사시킨 중국 지도부와 특히 胡주석의 지도력을 높이 평가하고 감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러시아에 대한 감사 표시는 없었으며 다만 '긴밀히 협의했다'고 덧붙였다. 외교 소식통은 "북한이 중국의 5자회담 압력에 결국 굴복하면서 마지막에 러시아를 끼워넣는 방안을 제시했고 발표도 러시아에서 하도록 하자는 데 서로 동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워싱턴=이효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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