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점상으로 번 1억 기부하고 세상 떠난 70대 고무신 할머니

[사진 충북사회복지공동회모금회]

한평생 노점상을 하며 모은 돈 1억 원을 기부하고 세상을 떠난 70대 할머니의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29일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지난 2013년 11월 20일 한 할머니가(79)가 흰 고무신을 신고 사무실을 찾았다. 이름, 사는 곳 등 자세한 신상을 밝히지 않은 할머니는 “좋은 곳에 써달라”며 흰 봉투를 건넸다. 봉투에는 1억원짜리 수표가 들어있었다.

할머니는 “6.25전쟁 때 월남해 청주를 제2의 고향으로 삼았고 시장에서 노점상을 하며 주위 분들의 도움으로 자식들을 잘 키웠다”며 “은혜를 갚는 심정으로 어려운 이웃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할머니는 남편과 함께 한 달에 한 두 번씩 주기적으로 사무실을 방문했다. 그러나 지난 1월 중순을 마지막으로 할머니의 발길이 끊겼고 6월에서야 할아버지가 홀로 사무실을 찾아왔다. 할아버지는 “지난 4월 아내가 세상을 떠났다”며 “경황이 없어 이제야 알리게 됐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고무신을 즐겨 신을 정도로 소박하고 검소한 삶을 사셨던 분이며 남에게 신세지는 것을 꺼리셨다”고 말했다.

할머니는 ‘충북 아너소사이어티’ 8호 회원이 됐다. ‘아너 소사이어티’는 1억원 이상 기부한 고액 기부자 클럽이다.

문성훈 인턴기자 moon.sungho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