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이 될뻔한 원숭이 가족…경찰 수사 끝에 재결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피그미 마모셋 10살 수컷 고메스.  [사진 심비오 야외 동물원]

피그미 마모셋 10살 수컷 고메스. [사진 심비오 야외 동물원]

괴한들이 동물원에 침입해 피그미 마모셋 가족을 훔쳐가 호주를 발칵 뒤집었다. 다행히 피그미 마모셋 가족은 이산가족의 위기를 벗어났다.

피그미 마모셋(Cebuella pygmaea)은 남미 아마존이 원산지인 원숭이로 다 자라도 100g이 안 넘는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원숭이로 꼽힌다.

호주 방송사인 ABC에 따르면 지난 25일(현지시간) 밤 시드니 인근 심비오 야외 동물원에서 피그미 마모셋 세 마리가 도난당했다. 10살 수컷 고메스, 한 살 암컷 소피, 태어난 지 4주가 된 새끼 피그미 마모셋이었다.

이 사실을 26일 아침에서야 알게 된 동물원 측은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인근 지역을 수사에 착수했으나 별다른 단서가 없어 고민 중이었다. 그때 경찰서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제보를 받은 경찰은 동물원에서 30㎞ 떨어진 애핀에서 차량을 멈춰 세워 검문했다. 그 결과 새끼 피그미 마모셋을 찾았다. 경찰은 차량에 탄 제시 조지(26)ㆍ잭슨 조지(23) 형제를 체포했다.

대대적인 수색 작전 끝에 그날 밤 소피도 찾았다. 그러나 이들의 아빠인 고메스는 여전히 행방이 묘연했다. 동물원 측은 “고메스는 남들과 다른 먹이를 먹어야 하며, 지금 공포에 떨고 있을 것”이라며 고메스의 소재에 대한 제보를 부탁한다는 내용의 공지를 페이스북에 올렸다.

조지 형제는 경찰의 수사에 협조적이지 않았다. 경찰은 압수한 휴대전화를 통해 이들이 제3의 인물인 라이언 트레배스커스로부터 피그미 마모셋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수사망이 좁혀지자 고메스는 28일 밤 한 동물병원 앞에 놓인 박스에서 발견됐다. 피그미 마모셋 가족은 다시 한자리에 모이게 됐다. 조지 형제는 범죄수익 매매 혐의로 기소됐다.

이철재 기자 seajay@seajay@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