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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걷어찬 국격…외신들, 비아그라 구입 '냉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청와대가 비아그라 등 발기부전치료제를 대량 구입한 사실을 외국 언론들은 '해외토픽'으로 다루고 있다.

외신들, '해외토픽감'으로 다루며 냉소
CNN '한국의 비아그라 스캔들' 명명
대통령 방문지 케냐·우간다 언론도 큰 관심
"한국 공무원들, 우간다 거리서 발기상태였던거냐"

국제 인권단체인 국제민주연대 활동가 강은지 팀장은 지난 24일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 인터뷰에서 외신들의 반응을 자세히 전했다.

뉴욕타임스와 CNN, BBC, 로이터 등 거의 모든 외신들이 '비아그라 구입' 소식을 다뤘다.

기사에는 결혼하지 않은 박근혜 대통령을 강조하며 사생활을 언급하고 있다.

또 발기부전치료제 구입 목적이 '고산병 치료용'이라는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의 해명에 냉소적인 분위기다.

지난 23일 뉴욕타임스가 보도한 관련 기사 제목은 '비아그라로 한국 대통령의 새로운 스캔들이 만들어졌다'고 꼬집었다.

CNN은 '한국의 비아그라 스캔들, 과연 고산병 치료에 도움 될까'란 제목으로 기사를 내보냈다.

CNN은 관련 약품협회와 산악인들의 말을 종합해 "고산병 치료에 비아그라가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 명확하게 밝혀진 게 없다"고 보도했다.

비아그라 구입 당시 청와대의 방문 국가였던 아프리카 3국(에티오피아ㆍ우간다ㆍ케냐)에서도 이 소식을 전했다.

케냐 언론 스탠다드리포트는 '한국 대통령은 왜 360정의 비아그라를 샀을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우간다의 한 인터넷 언론도 이 소식을 노골적인 어조로 보도했다.

기사 중에는 '한국 공무원들이 우간다 방문기간에 우간다의 번잡한 거리를 누비고 다닐 때 24시간 내내 발기 상태였다는 걸 의미하는 것이냐'라는 민망한 내용까지 들어있다.

이 언론은 이어서 '우간다가 비아그라를 몰래 챙겨가지고 올 정도로 방문할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비평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현재 우리나라 상황을 '구매자의 후회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부패하지 않고, 부패에서 자유로운 정치인을 기대하며 박 대통령을 뽑았는데 이런 상황이 오자 지지를 후회하고 있다는 것이다.

BBC는 한국의 정경유착 폐단을 '동전 던지기 실험' 결과로 분석했다.

영국 이스트런던대학 연구진이 15개국 사람들의 정직성을 알아본 실험인데, 동전을 던져서 앞면이 나오면 돈을 주겠다고 하자 앞면이 나온 횟수가 중국인이 가장 많았고, 한국인이 그 다음이었다는 연구 결과다.

BBC는 정부 주도의 강력한 경제 정책과 대기업 중심의 경제 구조가 해소되지 않는 한 부패스캔들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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