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구입한 피부미용 주사, 1년에 2만명 써도 남아…주사 중독자 수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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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구매한 피부미용 의약품 양이 1년에 환자 2만 명을 진료하는 의원에서도 다 사용할 수 없는 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정형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정책국장은 2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청와대에서 구입한 피부미용 의약제 수량에 대해 “1년에 2만명 정도 진료하는 일반 의원에서 1년 내내 쓰이지 않는 양”이라며 “주사 마니아들, 중독자들이 와야 소비가 가능한 정도의 양”이라고 말했다.

정 국장은 “이런 주사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면서 “청와대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있는지 모르겠찌만 약이 과다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실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받은 ‘청와대 의약품 구입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4년 1월부터 올 9월까지 764건의 의약품을 구매했다. 이 중 주사제가 가장 많다. 청와대는 2015년 4, 11, 12월에 녹십자웰빙의 태반주사 라이넥을 150개 구입했다. 이에 앞서 2014년 6월에는 태반주사인 멜스몬 50개를 샀다. 또 소위 감초주사로 불리는 히시파겐씨 주사약을 두 차례에 걸쳐 100개 샀다. 마늘주사(푸르설타민 주사약) 50개, 백옥주사(루치온 주사약) 60개를 구입했다.

그는 “특히 태반주사 같은 경우 보통 일주일에 한번 정도 맞는 걸로 돼 있다”며 “150개를 8개월 동안 다 소진하려면 10명 정도 태반주사를 계속 맞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 정도로 소비했다고 하면 수액치료를 어마어마하게 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국장은 “1~2명이 맞았다고 하면 그분들은 중독자라고 할 수 있다”고 말하자 김현정 앵커는 “주사중독자 여러 명이 맞았다면 청와대에서 여러 명이 태반주사 꼽고 있었다는 얘기. 어떻게 얘기해도 이상하다”고 말했다.

정 국장은 이어 “이런 약제들은 효과가 입증된 바 없기 때문에 전부 비급여(환자가 전액을 본인이 부담하게 되는 치료비)”라면서 “이런 주사를 선호하는 분들이 있다면 본인이 밖에서, 외부에서 자기 돈을 내고 맞아야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재성 기자 hono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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