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춧가루·액젓 반만 넣어도 맛난 김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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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철을 맞아 주부들의 한숨이 깊어진다. 배추·고춧가루·젓갈 등 김장 주요 재료 가격이 예년에 비해 크게 올라서다. 실속있게 김장을 하는 방법은 없을까. 김치 명인 김순자(61·사진) 한성식품 대표를 만나 비법을 물었다. 김 대표는 “값싼 재료로 맛있는 김치를 만들긴 어렵지만, 양념을 절반으로 줄이고 보관만 잘해도 맛있는 김장 김치를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성식품 김순자 대표의 알뜰 김장법
보관만 잘해도 돈 덜들고 맛 훌륭

김 대표는 지난 2012년 9월 고용노동부로부터 식품명장(539호)으로 지정됐다. 김치 분야에서는 처음이다.

호텔롯데 등에 김치를 공급하고 있으며, 지난 8월에는 롯데마트를 통해 ‘요리하다 롯데호텔 김치’를 출시하기도 했다. 이 제품은 출시 3달만에 월평균 30%의 매출 신장을 기록, 발주 물량을 대지 못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김 대표가 제안하는 실속 김장법은 이렇다. 고춧가루는 절반만, 마늘은 30%만 넣는다. 젓갈도 저렴한 액젓을 절반만 넣는다. 장기간 저장성과 보존성을 위해서는 생강은 원래 넣는 만큼 넣는다. 꼭 들어가야 하는 재료는 쪽파와 무채, 풀죽이다.

김 대표는 “이런 방법으로 김장을 담그면 짜지 않으면서도 시원한, 아이들도 좋아하는 김치맛이 난다”고 말했다.

김치를 담그는 방법도 중요하지만 보관도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선 용기에 김치를 담을 때는 절단면이 위로 가도록 지그재그로 엇갈려 담는다. 이래야 양념이 짜지 않게 골고루 밴다. 저장 용기에 김치를 바로 담지 않고 꼭 속비닐을 사용한다. 꾹꾹 눌러 공기를 차단하고 비닐을 묶어주되, 20~30% 여유를 둔다. 김치가 숙성하면서 가스가 차오르기 때문이다.

가스가 차오르면 이걸 빼내고 다시 꾹꾹 눌러서 보관한다. 김치 냉장고의 온도 조절 기능을 이용, 장기 보관은 섭씨 0~1도, 숙성은 5~8도 정도를 유지하는 게 좋다.

김 대표는 “‘김장을 많이 하면 맛있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가 보관 용량이 많아 땅속 깊이 무거운 양을 파묻어서 공기를 차단하고 온도를 일정하게 저온으로 유지한 까닭”이라면서 “요샌 김치 냉장고로 그런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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