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중순께 베이징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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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한국 및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5개국에 6자회담 수용의사를 동시에 통보함에 따라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6자회담이 이르면 이달 중순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기존의 북.미 양자회담 주장을 철회하고 전격적으로 러시아를 포함한 6자회담 개최를 관련국들에 '역제안'한 것은 핵문제 협상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으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이수혁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1일 "북한이 지난달 31일 오후 '북핵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6자회담을 수용한다'고 우리 정부에 직접 알려왔다"고 밝히고 "우리 정부는 이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李차관보는 "북한은 우리 정부와 함께 미.중.일.러 등 4개국에도 동시에 수용의사를 통보했다"며 "회담 개최 시기와 구체적 협상형식은 관계국들과 협의 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도 1일 "북한은 지난달 31일 뉴욕에서 미국 측에 3자회담 없이 6자회담을 열고 그 안에서 양자회담을 갖자고 새롭게 제안했으며 미국 측은 이 제안을 논의 중"이라고 조선중앙통신과의 회견을 통해 6자회담 수용사실을 처음으로 밝혔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미국은 다자회담 틀 속에서 양자접촉이 어떤 형식으로든 가능하다고 북측에 여러번 제안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북한이 우리가 오랫동안 제안해온 6자 회담 방안을 수용했다"며 "구체적인 회담 시기와 세부사항은 우방들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李차관보는 "북한이 회담 개최에 필요한 조건을 걸었느냐"는 질문에 "걸림돌이 될 만한 전제조건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해 6자회담이 곧 개최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6자회담 장소는 베이징(北京)으로 정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한 소식통은 "회담 개최일정 등에 대한 논의가 빠르게 진전돼 이르면 8월 중순에 6자회담이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도쿄.모스크바=김종혁.오대영.유철종 특파원, 서울=강찬호.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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