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最古기업 '왕마쯔' 352년 만에 문닫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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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백52년의 역사를 가진 중국 최고(最古)의 공장이 문을 닫았다. 전통적 방식으로 칼.가위를 만들던 베이징(北京) 리창의 왕마쯔(王子) 공업무역 유한공사는 최근 "빚이 2천7백80만위안(약 39억원)으로 자산(약 18억원)의 두 배를 넘었다"며 파산을 선언했다.

왕마쯔는 청(淸)나라 때인 1651년에 설립돼 황실 여인들이 쓰는 가위와 군사용 도검을 만들었다.

청의 강희제(康熙帝)가 곰보 자국을 가진 것을 빗대 지은 왕마쯔라는 회사 이름은 중국의 '민족 상표'로 자리잡기도 했다.

외세 침략과 공산혁명 등 파란만장한 중국의 현대사 속에서도 꿋꿋하게 버텨왔던 왕마쯔를 무너뜨린 것은 다름 아닌 시장의 논리였다.

1990년대 초부터 광둥(廣東)지역 등에서 첨단 장비를 갖춰 값싼 물건을 쏟아내는 1천여개의 경쟁업체들을 당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관계자는 "개혁.개방 이전엔 매월 7만개의 부엌 칼과 40만개의 가위를 생산하는 호황을 누렸다"며 "그래도 계획경제 시절이 좋았다"고 말했다.

홍콩=이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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