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맞은 제일제당 마라톤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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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제일제당 마라톤팀에 경사가 났다. 동아마라톤에서 남자1·2위, 여자1위가 모두 제일제당선수이기 때문.
이들을 지도해온 이상철 제일제당 코치자신도 놀랄만큼 이번 성과는 대단한 것이었다.
이 코치는 『지구력배강과 극기훈련을 위해 지난해 12월 소속팀 선수전원을 역전마라톤형식으로 10일동안 매일50∼60km씩을 뛰게 해 서울∼부산간을 주파한 것이 선수들의 기량향상에 결정적인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때당시는 이같은 훈련에 대해 「선수를 파괴하는 무모한 짓」이라는 비난을 듣기도 했지만 오직 기록경신을 위한 일념으로 선수들과 함께 강행했다는 것.
이 코치는 이와 함께 지난1월부터 2월까지 40일간의 마라톤상비군 제주도 전지훈련때 선수개개인의 컨디션과 경기력 리듬에 따라 일괄훈련을 시키지 않고 개인별훈련을 시킨 것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이 코치는 지구력과 스피드보강을 위해 해변로드웍을 실시했고 골프장 잔디를 달리게 해 유연성과 자신의 리듬감각을 찾게 하는 한편 20∼25km의 도로주·인터벌트레이닝·크로스컨트리 등의 체계적인 훈련이 상비군 선수들의 전반적인 기량향상의 원동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78년2월 창단된 제일제당팀은 그동안 마라톤 및 중장거리선수를 집중 육성, 비로소 빛을 보았다.
제일제당은 83년부터 종별선수권과 전국체전 중장거리부분을 석권하는 한편 각종역전마라톤대회에서도 두각을 나타냈으나 전국마라톤 남녀부를 제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각 기업들이 야구·축구·농구·배구 등 인기종목에 편승, 팀을 육성하고 있는 속에서 제일제당은 비인기 육상을 택해 지난해1억8천여만원, 그동안 총10억여원의 예산을 투입, 말없이 훈련에 정진해온 땀의 결실을 이룬 것이다. 따라서 이번 성과에 다른 직장팀들이 크게 자극받은 것은 물론 실업육상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은 셈이다.
현재 제일제당팀은 10명의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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