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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남시민연대, 범야옹연대, 민주묘총…촛불집회에 등장한 이색단체들 정체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9일 촛불 집회에 등장한 `안남시민연대` 깃발과 `안남시민연대` 명의의 팸플릿.  [사진 트위터 캡처]

19일 촛불집회에 등장한 `안남시민연대` 깃발과 `안남시민연대` 명의의 팸플릿. [사진 트위터 캡처]

안남시민연대, 범야옹연대, 햄네스티, 트잉여연합, 민주묘총….

19일 ‘4차 민중 총궐기 촛불집회’에 참석한 단체들 이름이다.

`범야옹연대`의 깃발(왼쪽)과 범야옹연대 명의의 유인물들.  [사진 트위터 캡처]

`범야옹연대`의 깃발(왼쪽)과 범야옹연대 명의의 유인물들. [사진 트위터 캡처]

좀 낯익은 듯한 이름이지만, 약간씩 달라 보인다. 그런데 이날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 이들 단체 이름의 깃발 인증샷(증거로 보여주는 사진)들이 속속 올라왔다. 일부 단체는 ‘나라가 평안해야 냥이(고양이)도 행복하다’(범야옹연대) 등 단체 명의의 유인물까지 시민들에게 나눠줬다.

이런 걸 보면 실제 존재하는 단체들은 맞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수상하다는 생각은 떨칠 수 없을 것이다. 사실 이들 단체는 네티즌의 재치와 익살에서 비롯됐다.

발단은 지난 12일 3차 촛불 집회에 등장한 ‘장수풍뎅이 연구회’ 깃발이다. 이 깃발이 네티즌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후 반려동물을 키우는 네티즌 중심으로 ‘민주묘총’과 ‘전국견주연합회(전견련)’를 꾸려 박근혜 대통령 퇴진운동에 동참하자는 얘기가 나왔다. ‘민주노총’과 ‘전국경제인연합회’의 패러디였다.

19일 촛불 집회에 등장한 `트잉여연합`과 `민주묘총` 깃발들.  [사진 트위터 캡처]

19일 촛불집회에 등장한 `트잉여연합`과 `민주묘총` 깃발들. [사진 트위터 캡처]

그런데 13일 한 네티즌이 ‘민주묘총’과 ‘전견련’ 로고를 만들어 소셜미디어에 올리면서 아이디어는 현실이 돼버렸다. 이를 기점으로 갖가지 단체들이 등장한 것이다.

19일 촛불 집회에서 민주노총 깃발 왼쪽 구석에 노란 `햄네스티` 깃발이 보인다.  [사진 트위터 캡처]

19일 촛불집회에서 철도노조 깃발 왼쪽 구석에 노란색 `햄네스티` 깃발이 보인다. [사진 트위터 캡처]

‘햄네스티’는 햄스터를 키우는 사람들이 만들었다. 물론 명칭은 ‘앰네스티’에서 나왔다.

안남시민연대는 영화 ‘아수라’의 배경인 가상의 도시 ‘안남시’에서 따왔다. 안남시는 영화에서 악의 집결지로 그려졌다. ‘배트맨’의 배경인 고담(Gotham)시의 한국판이라고 보면 된다.

이런 이미지를 빌려 안남시민연대가 만들어졌다. ‘최순실 게이트’의 한국이 안남시와 다를 바 없다는 뜻이다.

‘트잉여연합’은 트위터리안(트위터 사용자)들 중 스스로 ‘잉여’로 자처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이밖에도 범깡총연대(토끼를 키우는 사람들 모임), 화분안죽이기실천시민연합(식물 키우는 사람들 모임), 만두노총(만두를 좋아하는 사람들 모임) 등도 이날 집회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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