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종합유통단지~동대구역 잇는 직선 도로 뚫리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1면

대구시 북구 산격동 종합유통단지. 83만7000여㎡(약 25만3000평)에 전시컨벤션센터인 엑스코(EXCO)와 전기·전자·의류·산업용 공구 등을 판매하는 3300여 업소가 들어서 있다. 종사자는 1만3000여 명이다. 엑스코에서는 연간 1000여 건의 크고 작은 회의와 전시행사 등이 열린다. 방문객은 연간 200여 만명. 이중 국제행사 등에 참석하는 외지인은 주로 동대구역을 이용한다. 하지만, 동대구역과 유통단지를 연결하는 직선도로가 없다. 이 때문에 동구의 큰고개오거리나 북구의 경북대를 돌아가야 한다. 동대구역~유통단지의 직선거리는 3.2㎞지만 우회로는 최대 5.5㎞다. 김시완 엑스코 홍보팀장은 “유통단지의 접근성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시가 이 구간에 도로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 전시행사·국제회의 등 마이스(MICE) 산업의 중심인 엑스코와 유통단지 입주업체들이 도심에 쉽게 접근하려면 새로운 도로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타당성조사 용역비 4500만원 편성
2.7㎞ 왕복 4차선 노선 신설 계획
4400억원 사업 예산 마련이 문제
지하차도 등 우회도로 개설도 검토

대구시는 이를 위해 동대구역~유통단지 도로 사전 타당성 조사를 위한 용역비 4500만원을 내년 예산에 편성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구간의 교통량을 조사하고 도로개설 가능성과 개설에 따른 효과 등을 따져보려는 것이다.

시는 기본적으로 동대구역 앞을 지나는 동대구로의 끝인 파티마병원 삼거리에서 복현오거리를 거쳐 유통단지를 잇는 노선을 염두에 두고 있다. 왕복 4차로인 직선도로를 새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길이 2.7㎞에 사업비는 4400억원으로 추산됐다. 문제는 노선 중간에 신암거북·복현동진 등 6개 아파트단지 680여 가구가 있다는 점이다. 도로를 내려면 아파트를 헐어야 하는 탓에 민원 우려가 있다. 사업비도 문제다. 대구시의 연간 도로예산 600여억원의 7배 수준이어서 추진한다 하더라도 사업 장기화가 불가피하다. 시 관계자는 “현실성이 떨어지는 노선”이라고 말했다.

시는 대안으로 이 구간을 관통하는 지하도로를 검토하고 있다. 지하도로를 만들 경우 토지보상비가 줄어 사업비는 2950억원으로 줄어든다. 하지만 지하도로 중간에서 지상의 기존도로를 연결하기 어려워 효율성이 떨어지는 게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파티마삼거리에서 복현네거리까지 1.1㎞의 지상 도로를 새로 만들고 왕복 8차로인 동북로와 연결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사업비가 960억원으로 줄어드는 건 장점이지만 복현네거리가 오거리로 바뀌어 차량 정체 현상이 심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또 다른 방안은 파티마삼거리에서 북구 복현동 경진초교 옆 경대로를 거쳐 복현네거리를 잇는 4차로를 만드는 것이다. 이 경우 사업비는 810억원으로 추산됐다.

김창엽 대구시 도로과장은 “현재 도로를 구상하는 단계여서 정해진 노선은 없다”며 “타당성 조사 결과를 본 뒤 노선 등을 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계명대 박신형 (교통공학) 교수는 “동대구역에 대중교통 복합환승센터가 곧 문을 여는 만큼 이곳과 연계성을 고려하고 인근 지역 개발계획도 염두에 두고 노선과 도로 폭 등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권삼 기자 honggs@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