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손 vs 안·박, 하야 놓고 온도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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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전 공동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이 9일 전격 회동해 “대통령 하야가 전제되지 않은 ‘책임총리제’는 더 큰 혼란을 초래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두 사람의 단독 공개 회동은 지난 2011년 9월 6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단일화를 위해 만난 이후 5년 만이다.

안철수·박원순 “하야” 촉구 회동
문재인 “대통령 2선 퇴진이 핵심”

회동 후 안 전 대표는 “가장 빨리 사태를 수습하는 길은 대통령이 물러나고 빨리 다음 새로운 리더십을 세우는 방법밖에 없다는 것이 저와 박 시장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도 “국민들의 요구는 한마디로 대통령이 즉각 물러나라는 것”이라고 했다. 사실상 조기 대선 실시에 뜻을 같이한 셈이다. 두 사람은 박 대통령의 하야에 찬성하는 세력을 모아 ‘비상시국 정치지도자회의’(안 전 대표), ‘비상시국 원탁회의’(박 시장) 같은 회의체를 구성해 나가기로 했다. 12일 ‘민중 총궐기’에도 함께 참석하기로 했다.

반면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는 두 사람과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그는 이날 시민사회단체 인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많은 국민이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와 퇴진을 요구하고 있지만 박 대통령이 그렇게 쉽게 받아들일 리 만무하다”고 말했다. 그는 “하야 민심을 받들면서도 정치적으로 해결해 내는 방안을 모색하는 게 정치인으로서의 도리가 아닌가 싶어 거국중립내각을 제안했던 것”이라며 “핵심은 대통령이 국정에서 손을 떼고 2선으로 물러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도 충북 청주에서 열린 북콘서트에서 “국민들의 대통령 하야 요구는 당연하지만, 지금 하야했을 때 생기는 정치적 혼란을 감당할 준비가 돼 있느냐”고 말했다. 그는 “‘최순실 게이트’는 모든 권한이 대통령에게 집중되면서 발생한 폐해”라 고 주장했다.

위문희·안효성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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