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원희룡·오세훈 동참시키기로 한 비박계 "이정현은 대통령 마중도 못 나가는 상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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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남경필 경기도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원희룡 제주도지사. 오상민 기자

왼쪽부터 남경필 경기도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원희룡 제주도지사. 오상민 기자

‘이정현 지도부’ 퇴진을 주장하는 새누리당 비박계는 “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원외 인사가 함께 참석하는 비상시국회의를 13일 열겠다”고 발표했다.

새누리당 의원 129명 중 50여 명에 불과한 비박계가 수적 열세 극복을 위해선 국회 밖에 있는 비박계 대선 주자를 끌어들여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들 대선 주자는 김무성 전 대표와 함께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 신뢰를 잃은 새누리당의 재창당을 위한 첫 걸음은 지도부의 퇴진"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비박계는 9일 오전 초ㆍ재선과 중진이 함께 모인 연석회의를 처음으로 열어 비상시국회의 구상과 함께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에 대한 새누리당의 진지한 반성 ▶보수의 가치를 지켜내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공유했다. 회의 후 황영철 의원은 “새누리당이 건강한 보수와 혁신의 가치를 지켜낼 수 있도록 지도부가 길을 터줘야 한다”며 “다시 한 번 이정현 대표의 사퇴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황 의원은 “우리가 해체 수순을 밟고 새로운 정당의 모습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의견이 상당히 많이 나왔다”고 덧붙였다.

비박계 초ㆍ재선 그룹의 간사 역할을 맡고 있는 오신환 의원도 “그렇다고 분당(分黨)을 염두에 둔 건 아니다”며 “새누리당이 갖고 있는 모든 문제를 함께 해체시키고 새롭게 나아갈 방향에 대해 모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 의원은 또 “이정현 지도부가 현재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어제(8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에 오셨을 때도 이 대표는 (여론의 눈치 때문에) 마중나갈 수 없는 수준의 상황이 됐기 때문에 하루 빨리 스스로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선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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