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무대 방송미술 개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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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22일 타계한 장종선씨는 우리 연극무대와 방송미술의 개척자였다. 일본 동경국제미술대학을 졸업한 장씨는 6.25사변중 대구육군본부에 있었던 육군군예대에 소속되면서 무대미술을 시작했다. 환도후 명동의 국립극장과 관련을 맺고 50∼60년대 국립극장 공연작품 대부분의 무대를 만들었다. 그의 대표작은 『만선』 등을 꼽을수 있다. 장씨의 무대미술은 그때까지만해도 평면적인 것을 탈피하지 못한 무대미술에 사실주의적 입체성을 부여한 것으로 주목받았고 곧 이 부문의 1인자로 부각되었다.
별다른 취미를 갖지 않고 오직 무대미술에만 전념해온 장씨는 자신이 맡은 일에 고집스러울만큼 철두철미했고 그러한 충실성 때문에 협동작업인 무대미술을 하면서 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공감과 지원을 얻어내 좋은 작품을 만들수 있었다.
KBS-TV·TBC-TV에서는 개국때부터 일하며 방송미술을 개척했다. 미술 책임자로 있으면서 초창기 방송미술의 세밀한 부분까지 기초를 마련했다. 장씨는 초창기 TV무대를 위해 다방면의 연구를 했고 64년 TBC-TV 개국을 준비하며 일본·미국등에서 연수했다. TBC-TV 개국때부터 시청자의 큰 반응을 얻었던 『쇼쇼쇼』에서 장씨는 노래 하나하나에 다양한 변화를 주는 무대를 만들어내 이 프로를 살려냈다. 인기 드라머였던 『아씨』의 무대도 장씨의 작품이었다. 이러한 노력으로 장씨는 방송유공자상을 받기도 했다.
장씨는 호암아트홀개관 『햄릿』무대등을 만드는 작업을 했고 아시아경기대회 개·폐회식과 문화축전 예술제의 미술감독도 맡는등 최근까지도 활발한 작업을 했었다. <임재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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