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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최순실, 패럴림픽도 손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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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60)씨가 평창동계올림픽을 넘어 장애인동계올림픽에도 손대려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중앙일보가 입수한 문화체육관광부 내부 문건에 따르면, 사실상 최순실씨가 설립한 것으로 알려진 K스포츠재단은 지난 3월 문체부를 통해 ‘가이드러너(시각장애인 동행 파트너) 육성을 위한 교육ㆍ연수’ 지원금 5억 원을 타내려고 시도했다. 문건에는 이 사업의 목적이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성공 개최를 위한 가이드러너 육성’이라고 적혀 있다. 최순실씨가 동계패럴림픽과 관련해서도 이권을 챙기려고 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문체부 예산 부족으로 지원금 책정이 불발되자 K스포츠재단은 또 다시 지난 5월 문체부의 내년도 장애인체육과 기금 요구예산(안)에 ‘장애인 체육 교육연수 프로그램’이란 사업을 반영하는데 성공했다. 이 역시 K스포츠재단이 시행하는 가이드러너 교육ㆍ연수 프로그램에 5억 원을 요구하는 내용이었다. 문체부 관계자 A씨는 “딱 보기에도 문체부 예산이 아니라 K스포츠재단 예산인데 마치 문체부 예산인 것처럼 꾸며서 슬쩍 끼워넣는 식으로 사업을 진행시키려 했다”고 말했다.

정부 최종 예산안에 반영되지 않아 K스포츠재단이 가이드러너 관련 예산 타내는 데 실패했지만, K스포츠재단은 지난 6월 문체부 등에서 9000만원을 후원받아 ‘2016 국제가이드러너 콘퍼런스’를 열었다. 이 행사는 최순실씨의 조카 장시호(37ㆍ개명 전 장유진)씨가 만든 회사 ‘더스포츠엠’이 진행을 맡았다. 9000만원 중 더스포츠엠은 진행비 명목으로 챙긴 돈만 5000만원이었다.

최순실이 만든 업체인 더블루K가 문체부 산하의 그랜드코리아레저(GKL) 휠체어펜싱팀 선수들로부터 1인당 1000만 원씩 받아 챙겼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 문체부 관계자는 “더블루K가 선수들을 매니지먼트해준다는 명목으로 선수 3명에게 돌아갈 6000만 원 가운데 절반인 3000만 원을 미리 떼갔다”고 폭로했다. 한 장애인체육회 관계자는 “선수들은 GKL과 계약하기도 전에 자신도 모르게 더블루K와 에이전트 계약이 맺어져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1000만 원씩 뜯겨야 했다”며 “선수들은 약자 입장이라 억울해도 이중 계약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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