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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전기차 배터리 한국 업체와 협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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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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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는 중국 공장 생산을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지만 스웨덴 브랜드로서의 가치를 계속 지켜나갈 것이다.”

첫 방한 하칸 사무엘손 회장
“고객 태운 자율차 내년 시범운행
중형차 S80 판매량 한국이 3위”

하칸 사무엘손(65·사진) 볼보 회장은 3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국 생산에 따른 품질 저하 우려를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공정을 잘 관리해 최고급 자동차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사무엘손 회장이 한국을 방문한 건 처음이다.

볼보는 1927년 스웨덴에서 탄생했다. ‘안전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지만 경영난을 겪다 미국 포드 자동차(1999년), 중국 지리(吉利) 자동차(2010년)로 주인이 바뀌었다.

볼보가 90년 가까이 고집해 온 스웨덴 현지 생산 원칙을 깨뜨린 건 모기업인 지리(吉利) 자동차와 협력을 강화하면서다. 지난해 처음 중형 세단인 S60을 중국 청두 공장에서 만들기 시작했다. 사무엘손 회장은 “중국 타이저우에 건설 중인 신공장에서 소형차부터 생산 라인을 공유하고 점차 중대형차로 확대할 계획이다. 2020년까지 볼보 제품의 3분의 2를 중국에서 생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율주행차·전기차 등 볼보의 미래 전략도 소개했다. 그는 “내년에 스웨덴 고텐버그의 일반 도로에서 자율주행차 100대를 실제 고객을 태워 시범 운행하려고 한다. 2019년엔 첫 전기차를 출시하고 2025년까지 전기차 100만대를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4일엔 미래차 분야 협력과 관련해 한국 전기차 배터리 업체와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가 방한한 건 2012년 회장에 오른 뒤 처음이다. 한국에 들른 건 시장 성장세가 무섭기 때문이다. 볼보코리아는 2014년 판매가 전년 대비 55%, 지난해엔 2014년 대비 42% 성장했다. 올해 9월 기준으로도 전년 대비 27% 올랐다. 그는 “한국 고급 중대형 세단 시장은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볼보의 중형 세단 ‘S80’도 최근 3년간 중국·미국에 이어 한국에서 많이 팔렸다”고 설명했다.

올 초엔 1억원에 육박하는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C90’을 출시했다. 지난달 선보인 중형 세단 ‘S90’은 S80의 뒤를 잇는 승부수다. 가격은 5990만~7490만원. 볼보 측은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 도요타 렉서스 ES, 현대차 제네시스 등을 경쟁차로 꼽았다. 그는 “전통적으로 왜건(해치백의 트렁크를 늘린 모델)에 강한 볼보가 고급 세단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려면 S90에 대한 한국 시장의 반응이 필수적이다. 공개 후 한달 만에 300대 이상 사전계약을 기록해 긍정적으로 보고있다”고 말했다.

볼보코리아는 내년에 대형 크로스컨트리(왜건+SUV) ‘V90’, 중형 SUV ‘XC60’을 국내 출시할 계획이다.

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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