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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대, 한양대·한양대 로스쿨 시국선언문 표절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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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대 총학생회가 최근 발표한 시국선언문의 내용이 앞서 공표된 한양대·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의 시국선언문 내용과 상당부분 겹쳐 표절논란이 일고 있다. 용인대 재학생들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공간인 대나무숲에는 “학교 망신이다” “부끄럽다” 등 비판여론이 주류다. 반면 “시국선언을 하는 게 중요하다”는 옹호여론도 있다.

용인대 총학생회는 지난달 31일 오전 대학 인성관 1층 로비에서 ‘비선실세 국정개입 관련 용인대학교 시국선언 서명운동 -우리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대학생이 되고 싶습니다’ 는 제목의 A4용지 한 장 분량의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이어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하지만 앞서 지난달 29일 나온 한양대 로스쿨 등의 시국선언문 일부를 발췌해 짜맞추기 했다는 의혹이 온라인상에서 제기됐다. 실제 “우리는 권력의 위임이 국민의 신뢰에 기초한다고 배웠습니다”로 시작하는 용인대 선언문의 첫 5줄짜리 문단은 한양대 로스쿨 시국선언문의 첫 문단과 사실상 동일하다. 첫 문단 중간의 “표를 행사함으로써 그 결과에 승복하기로 하였습니다(한양대)”를 “표를 행사하였습니다.(용인대)”로 수정하고, 단어 ‘권리(한양대)’를 ‘이름(용인대)’으로 바꿨을 뿐이다.

용인대 시국선언문 7줄짜리 두 번째 문단은 이번에는 한양대 시국선언문의 내용과 거의 유사하다. 두 문장을 빼고 문단 마지막 부분에 “우리 용인대학교 학생들도 이제는 일어날 시기입니다”를 새로 넣은 것에 불과하다. 시국선언 말미 세 가지 요구사항 중 ‘만약 하야하지 않는다면 국회는 속히 탄핵절차에 돌입하라’ ‘엄정한 수사가 있어야 하며 여기에는 어떠한 특권도 인정해서는 안 된다’ 등 두 가지가 유사하다.

표절논란이 일면서 용인대 재학생들 사이에서는 부정적 여론이 흐르고 있다. SNS상에서 한 용인대생은 “시국선언문조차 스스로 쓰지 못해 훔쳐오는 대학이 됐다”고 비판했다. 이에 맞서 “시국선언을 하는 게 중요한 것”이라는 여론도 나오고 있다.

한양대 로스쿨 윤진기 학생회장은 “용인대 총학생회가 시국선언을 한 용기에 대해서는 응원한다”면서 “다만 총학은 학생을 대표하는 집단인 만큼, 학생들의 목소리를 담는 것이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용인대 총학생회측은 표절논란이 일자 한양대와 한양대로스쿨측에 사과하고, 시국선언문 내용을 담은 온라인게시글을 삭제한 상태다. 표절논란과 관련해 용인대 총학생회의 공식입장을 듣기 위해 전화연락, 문자메시지연락 등을 취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용인=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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