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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대기업, 최순실 모녀에게 직접 수십억 건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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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최순실(60)씨의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1일 수십억원의 대기업 자금이 최씨 측으로 직접 흘러들어간 단서를 잡고 수사에 착수했다.기업의 일부 뭉칫돈이 미르·K스포츠재단을 거치지 않고 최씨 모녀에게 바로 전달되는 방식으로 갔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일부 돈이 간 것으로 확인돼 자금의 불법성 여부를 집중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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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최씨와 주변 인물들의 계좌가 개설된 8개 시중은행을 압수수색했다. 최씨와 그 일가는 물론 차은택(47·CF감독)씨 등 두 재단 핵심 관련자들의 계좌 내역과 은행거래 자료를 확보했다. 이들이 시중은행에 대여금고 등을 개설해 사용했는지도 확인 중이다. 두 재단과 출연금을 낸 16개 대기업들 간 연결계좌의 자금 흐름도 추적하고 있다.

이와 관련, 삼성 관계자는 “승마 국가대표였던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를 지원하긴 했지만 승마협회장(박상진 삼성전자 사장) 회사로서 이뤄진 후원”이라고 말했다. “승마협회를 통해 국가대표를 지원하기로 했으나 협회 시스템이 미비해 당시 국가대표였던 정유라를 직접 지원한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은 2014년 초 한화와의 사업 빅딜 와중에 한화가 맡았던 승마협회장을 넘겨받았다.

삼성 관계자는 “정씨에 대한 지원은 말 구입비 등 30억원가량이었다”며 “검찰이 요구할 경우 모든 사실을 소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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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범

이런 가운데 두 재단의 출연금(774억원) 모금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안종범(57)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주장의 신빙성은 더욱 낮아지고 있다. 출연금 모금을 주도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이승철(57) 부회장이 지난달 28일 검찰 조사에서 “안 전 수석이 모금에 신경을 써달라고 말해 기업들로부터 출연금을 받으라는 지시로 이해했고 대기업들을 상대로 모금에 나섰다”고 진술을 바꾸면서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 “청와대 지시 없이 순수한 의도로 두 재단의 출연금을 모은 것”이라고 말해왔다. 특수본 관계자는 “이 부회장을 비롯해 두 재단 설립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 결과 안 전 수석의 개입 정황이 나왔다”며 “2일 오후 2시 안 전 수석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고 1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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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전날 밤 긴급체포한 최씨를 이틀째 조사했다. 검찰은 최씨에 대해 2일 횡령·사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계획이다.

오이석·박태희·서준석 기자 oh.i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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