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외국인감독의 역사는?

중앙일보

입력

프로야구 사상 두 번째 외국인감독이 탄생했다. SK가 트레이 힐먼(53) 휴스턴 애스트로스 벤치코치를 신임 감독으로 선임했다. 제리 로이스터(64) 전 롯데 감독이 떠난 뒤 6년 만에 외국인 사령탑이 지휘봉을 잡게 됐다.

SK는 27일 힐먼 감독과 계약기간 2년에 계약금 40만 달러, 연봉 60만 달러(총액 160만 달러)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힐먼 감독은 미국 텍사스주 출신으로 현역 시절 메이저리그 무대는 밟지 못했지만 지도자로서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뉴욕 양키스에서는 마이너리그 트리플A 감독을 맡기도 했다.

힐먼은 2003년 마흔 살의 나이에 일본 니혼햄 지휘봉을 잡았고, 2006년 일본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2007년에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2008년에는 미국으로 돌아가 4년 연속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최하위에 머문 캔자스시티 로열스를 이끌었다. 2008년 지구 4위, 2009년에는 꼴찌(공동 4위)에 머물렀고, 2010년 5월 성적 부진을 이유로 해임됐다. 3년간 성적은 152승207패로 부진했고, 결국 3년째인 2010년 5월 해임됐다. 2011년부터는 LA 다저스, 뉴욕 양키스를 거쳐 지난해부터는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벤치코치를 맡았다. 벤치코치는 KBO리그의 수석코치와 비슷한 보직으로 감독의 팀 운영을 보좌하는 역할이다.

KBO리그에서 외국인 감독이 팀을 맡은 건 제리 로이스터 감독에 이어 힐만 감독이 두 번째다. 로이스터 감독은 2008년부터 2010년까지 롯데를 이끌었다. 로이스터 감독은 1973~1988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다. 2002년 밀워키에서 감독 대행을 맡기도 했던 그는 2007년 말 프로야구 최초의 외국인 감독으로 선임됐다. 자이언츠의 모기업인 롯데그룹의 신동빈 회장(당시 부회장)은 자신이 구단주로 있던 일본 지바롯데의 바비 발렌타인 감독에게 인선을 부탁했고, 로이스터를 추천했다. 롯데는 의사소통을 위해 해태 출신으로 미국에서 스카우트로 활동했던 커티스 정에게 통역을 맡겼다.

로이스터 감독은 2008년과 2009년 롯데를 3위와 4위로 이끌며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켰다. 1년 계약을 맺은 2010년에도 4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올랐으나 탈락해 재계약에 실패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