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빚더미"서울2조원, 부산7천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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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서울·부산지하철이 빚더미에 올라앉아 시살림살이를 짓누르고 있다.
지하철 빚은 총건설비(3조9백66억원)에 육박하는 2조7천6백63억원(서울2조6백63억원·부산7천억원).
이같은 빚더미는 승객이 예상보다 적어 수입이 시원찮은데다 원금에 이자가 새끼를 치고 국고지원마저 없어 빚을 갚기위해 다시 빚을 끌어 쓰고 있기때문.
게다가 일본에서 차관을 얻어 쓴 부산지하철(88년완공)은 엔고에 따른 환차손으로 부채 (7천억원)가 건설비(7천70억원)와 맞먹어 빚더미에 짓눌린 시재정에 주름살을 더하고 있다.
빚은 늘고 국고지원을 기대할 수 없게되자 서울시는 일반회계에서 내년에 7백억원을 돌려쓰고 2천4백억원을 빌어 쓰거나 융자받기로 했으며 부산시도 내년에 2백50억원을 일반 살림살이에서 끌어 쓸 방침.
이때문에 서울시는 88올림픽을 앞두고 추진해야할 도로·교통·환경개선사업과 시민복지사업에 큰 압박을 받고 있다.

<◇영업수지>
예상보다 영업실적이 크게 부진하다. 서울지하철의 경우 당초 올해 하루 3백만명씩 실어날라 운수수입에서 1천5백82억원, 광고와 상가임대에서 2백14억원등 모두 1천7백96억원을 벌어들일 계획이었으나 실제는 하루승객이 2백10만명에 머물러 광고·상가임대포함, 영업비용(1천25억원)을 약간넘는 1천3백23억원을 벌것으로 보여 당초 계획보다 수입이 4백73억원 떨어졌다.
부산지하철도 올해 하루9만4천명씩 실어날라 55억원을 올릴 계획이었으나 역시하루 7만9천명 정도밖에 수송하지 못해 연말까지 광고·상가임대 포함, 51억8천만원밖에 못벌어 결국 영업비용 1백26억원에 74억2천만원이 적자. 내년에도 27억원 손해보고 3단계가 끝나는 88년에나 영업수지에서 흑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늘어나는 빚>
서울지하칠빚은 새해시 예산(2조9백38억원)과 맞먹는 규모로 집집마다(2백34만가구)88만3천원, 부산시민도 가구당 83만1천원의 빚을 안고 있다.
서울지하철은 84년말 빚이 1조8천8백19억원이었으나 준공때인 85년10월에는 1조9천75억원으로 늘었다. 그러나 1년뒤인 지난10월말 현재 빚은 다시 2조6백63억원으로 늘어났으며 연말결산때는 2조1천억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1단계공사를 마치고 2, 3단계공사가 진행중인 부산지하철도 건설비 7천70억원중 5천7백억원이 빚. 그러나 이중 4천7백억원이 외채이고 이가운데 85%가 넘는 4천억원이 일본엔화여서 최근 엔화강세로 인해 10월말까지 1천3백5억원의 환차손이 발생, 갚아야할 원리금이 7천억원을 넘어섰다.

<◇국고지원>
지하철 빚으로 쪼들리자 서울시와 부산시는 중앙정부에 국고 무상지원을 요청하고 있으나 이에대해 정부는 냉담한 반응. 재정이 약한 부산시에 대해서만 올해와 내년에 각각 2백억원, 88년에 1백50억원등 5백50억원을 국고에서 지원해주기로 했을 뿐 서울시에는 올해부터 90년까지 3천37억원, 부산시에 대해서는 88년까지 8백80억원을 재정자금에서 융자(연리 5.5%, 5년거치 15년상환)해 준다는 방침이어서 두도시 지하철 빚더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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