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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위원장 "은행 이사회, 성과연봉제 도입에 역할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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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금융위원장.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민간 은행의 성과연봉제 도입을 위해 이사회가 나서야 한다는 ‘이사회 역할론’을 제기했다.

임 위원장은 20일 열린 제5차 금융공공기관 성과중심문화 확산 간담회에서 “금융권에서 성과중심 문화를 확산해나감에 있어 경영상 핵심적 의사결정을 하는 이사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사회가 회사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판단해 경영진에 조직 변화를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민간 은행) 경영진들은 이사회가 최적의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성과연봉제 도입 등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적극적으로 제공해달라”고 당부했다.

임 위원장이 민간 은행 성과연봉제 도입과 관련해 이사회의 역할을 강조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민간은행이 성과연봉제 도입과 관련해 노조의 동의를 얻기가 어려운 상황인만큼 이사회 단독 의결로 이를 결정하는 방안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대다수 금융공공기관은 노조의 선 동의를 얻지 못하자 이사회의 의결만으로 성과연봉제 도입을 결정했다. 고용노동부는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인정되면 노조의 동의 없이도 취업규칙을 변경할 수 있다는 가이드라인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금융노조는 성과연봉제 도입은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취업규칙 변경에 해당되기 때문에 반드시 노조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으로 맞서고 있다.

임 위원장은 최근 일부에서 제기하는 성과연봉제의 부작용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미국 웰스파고 사례를 들며 성과중심문화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웰스파고도 판매 목표할당량 폐지 등 성과평가제도를 개선하겠다고 했을 뿐, 성과연봉제 자체를 폐지하겠다고 한 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직무·성과중심 보상이 이미 정착된 선진국과 호봉제가 90% 이상인 우리와의 간극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1월 2차 파업을 예고하고 있는 금융노조에 대해서는 “많은 국민들이 어려움을 겪는 시기에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파업은 정당성을 얻기 어렵다”면서 “지금이라도 경영진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합리적인 성과연봉제 도입을 고민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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