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명대사] "그리운 게 얼마나 좋은 건데. 기다리기만 하면 되잖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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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게 얼마나 좋은 건데. 기다리기만 하면 되잖아. 기다리고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만날 거니까 얼마나 희망적이야.“

도우는 미혼모인 혜원(장희진)과 결혼했고, 그 딸이 애니다. 혜원이 왜 미혼모가 되었는지 도우는 물어보지 않았고, 그래서 혜원은 도우가 더없이 고마웠다.


감성 멜로 드라마 「공항 가는 길」(KBS) #오랜만에 아빠 도우(이상윤)를 만난 딸 애니(박서연)의 대사

사랑과 일 모두에서 승자가 되고 싶은 혜원은 딸 애니가 독립적이고 자기 주관이 뚜렷한 아이로 자라 자유롭게 살길 원했다. 이를 위한 모녀의 일상은 빈틈이 없어야 했다. 아무리 착한 남편이지만 그에게조차 감춰야할 것이 모녀에겐 많았다. 그런 일상이 어린 애니에겐 벅찼다. 언젠가 만날 것이라는 친아빠에 대한 그리움은 커지고, 착한 새아빠 도우에 대한 미안함은 쌓여만 갔다.

그리움이 없어질 때 까지 그 섬에서 한 달만 살자고 시인은 말했지만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그리움은 없어지질 않았다. 당장 달려가 만나고 싶고 따뜻한 손 한번 잡아보고 싶었지만, 삶은 언제나 뜻하지 않은 태클을 걸어왔다. 바람결에 그 사람 내음이라도 실려 오면 숨겨왔던 그리움이 울컥 자신을 드러내곤했다.
만날 수 있을까. 만날 수 있을까. 정말 만날 수 있을까.

공희정 (드라마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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