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리 언니, 좋은 남자 만나요” 눈물 흘린 박지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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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장에서 개막한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1라운드. 골프여왕 박세리(39·하나금융그룹)는 20년 프로 인생을 마무리하는 공식 은퇴식을 끝으로 정든 필드를 떠났다. 이날 대회장은 평일인데도 골프여왕의 마지막 티샷을 보려는 팬들로 북적였다. 박세리는 첫 티샷부터 왼쪽으로 당겨 치면서 보기를 했다. 샷 감각도, 퍼트감도 좋지 않은 탓에 전반에만 4타를 잃었다. 왼쪽 어깨 끝의 뼈가 거의 닳은 상태인 박세리는 1라운드에서 버디 1개와 보기 9개로 8오버파를 기록했다. 출전 선수 78명 가운데 최하위인 공동 76위로 경기를 마친 박세리는 이날 경기를 마친 뒤 기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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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라운드를 마친 뒤 열린 은퇴식에서 꽃다발을 받아든 뒤 눈물을 흘리는 박세리. [영종도=임현동 기자]

18번 홀 그린에서는 은퇴식이 열렸다. 은퇴식에는 리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박인비(28·KB금융그룹)와 야구선수 출신 선동열(53)과 박찬호(43) 등이 자리를 함께 했다. 내년 2월 둘째 출산을 앞둔 박지은(37)은 큰딸을 데리고 은퇴식에 참석했다. 1998년 US여자오픈 당시 맨발 해저드 샷 장면이 화면에 나오자 박세리의 얼굴은 눈물범벅이 됐다. 박세리는 “우승을 했을 때보다 오늘 더 기뻤다. 이렇게 큰 축복을 받고 떠나게 돼 나는 정말 행복한 사람”이라고 했다. 박지은도 눈물을 흘리며 “언니가 좋은 남자를 만나 제 2의 인생을 멋지게 살면 좋겠다”고 말했다. 재미동포 앨리슨 리(21)가 7언더파로 단독 선두에 나섰다.

박세리, KEB하나 챔피언십서 은퇴
“큰 축복 받고 떠나, 난 행복한 사람”

영종도=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
사진=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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