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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M6, 스카이 아임백, 요구르트젤리, 견뎌바 …가성비 갑이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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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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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의 시대다. 장기적인 불황이 소비 침체로 이어지면서 소비자는 더 깐깐해졌다. 지불한 돈 이상의 가치를 주는 상품인지를 꼼꼼히 따진다.

동원간편구이, 부대찌개면 등
올 하반기 25개 상품 선정
“값 거품 빼거나 성능 향상시켜”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 대표 김종립)이 13일 선정한 ‘2016년 하반기 주목받는 신상품’도 이런 ‘가성비 상품’이 주를 이뤘다. KMAC는 올 하반기 ‘주목받는 신상품’으로 종합식품·자동차 등 7개 부문에서 25개 상품을 선정했다. 국민은행의 ‘리브(Liiv)’, 팬택의 ‘스카이 아임백(IM-100)’, 르노삼성자동차의 ‘QM6’,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의 ‘요구르트 젤리’, 이마트가 운영하는 편의점 위드미(Withme)의 ‘견뎌바’, 화장품 브랜드샵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앤씨의 ‘미샤 디오리지널텐션 팩트’, 교보생명의 ‘꿈을 이어주는 교보연금보험Ⅱ’, 웅진씽크빅의 ‘웅진북클럽 토이’ 등이다.

올해로 24회 째를 맞는 ‘주목받는 신상품’은 국내 소비자와 전문가가 상품을 평가하는 제도다. 기업에는 어떤 상품을 개발해야 할지 지향점을 제시하고, 소비자에게는 가치있는 구매 활동을 위한 기준을 제공하기 위해 만들었다.

가성비를 높이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기존 제품의 가격을 낮추거나 성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특히 이번 하반기에 선정된 ‘주목받는 신상품’은 구매 비용이 아닌 ‘사용 비용’(소비자가 사용하면서 느끼는 불편함과 불안함 등)을 낮추고, 기존의 기능을 결합해 새로운 기능을 만들어낸 점이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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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번거롭게 하는 ‘불편 비용’ 줄이고=‘보이지 않는 비용(invisible cost)’은 상품 가격처럼 눈에 바로 보이지는 않지만 상품을 구매하고 사용하면서 느끼는 번거로움 같은, 소비자가 치러야 할 대가를 말한다.

동양매직의 ‘슈퍼쿡 가스레인지’는 국내 최초로 사물인터넷(IoT) 기능을 탑재해, 스마트폰 앱과 연동돼 전원이 켜져있는지 여부를 외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자동온도조절센서가 달려있어 과열하면 가스가 자동으로 차단된다. 화재에 대한 주부의 ‘불안 비용’을 줄인 것이다. 또 티타늄 소재를 섞은 세라믹 상판에는 음식물이 잘 눌어붙지 않고 쉽게 청소할 수 있어 ‘불편 비용’도 줄였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1인 가구를 겨냥한 가정간편식(HMR) 상품들은 소비자의 번거로움을 덜어줬다. 동원산업의 ‘동원간편구이’는 전자레인지로 30초만 데우면 생선구이를 바로 먹을 수 있다. 생선을 구울 때 연기와 냄새 때문에 주저하게 되는데 이 ‘비용’을 확 줄인 것이다.

화장품도 마찬가지다. 아모레퍼시픽의 ‘아이오페 맨 올데이 퍼펙트 올인원’은 스킨·로션·에센스를 하나로 합치고 미백, 주름 개선 등 다섯가지 기능을 한 제품에 넣어 간편하게 만들었다.

◆ 기능 합쳐서 ‘결합 혁신’ 이루고=기존 상품이나 기술을 결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결합 혁신(combinatorial innovation)’이라고 한다.

국민은행의 ‘리브(Liiv)’는 경조사비를 내거나 밥을 먹고 더치페이를 하는 등 일상 생활에서 자주 하는 현금 거래를 모바일 금융과 결합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냈다. 팬택의 ‘스카이 아임백(IM-100)’은 무선충전과 스피커, 조명 등 다양한 기능을 하나로 결합한 ‘스톤’을 제공한다.

코리아세븐의 ‘요구르트 젤리’는 친숙한 요구르트의 맛과 디자인을 유지하면서 젤리라는 새로운 형태로 만들어 인기를 모았다. 이마트위드미의 ‘견뎌바’는 세계 최초로 숙취해소음료인 헛개나무 농축액과 아이스크림을 결합해 해외에서도 관심을 받았다. 웅진씽크빅의 ‘웅진북클럽 토이’는 독서와 학습이 결합한 북클럽에 ‘놀이 큐레이션’을 더한 상품이다.

이기동 한국능률협회컨설팅 팀장은 “국내 산업계는 0%대 저성장 시대로 레드오션(Red Ocean)에 접어들고 있고 기업 간 기술 수준이 갈수록 평이해져서 차별화에 성공하기가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라고 지적했다.

이 팀장은 “하반기에 주목받은 신상품들은 소비자가 상품을 구매하고 사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보이지 않는 비용을 줄이거나, 기존에 있던 지식과 기술의 결합을 통해 새로움을 창조해 다른 경쟁상품과 차별화 한 점이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구희령 기자 hea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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