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연습생 41%가 5년 이상 ‘족쇄 계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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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아이돌 가수를 꿈꾸는 연습생들이 기획사들과 중·장기 계약을 맺고 있어 ‘노예 계약’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성년자가 29%, 9세 이하도 10명
기획사 “관리비 많이 들어 불가피”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12일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제출받은 ‘대중문화예술산업 실태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전체 기획사 1393개 중 연습생을 보유한 기획사는 18.2%(251곳)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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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 66.8%(168곳)가 연습생과 계약을 맺고 있었고 나머지는 무계약 상태였다. 계약을 한 경우 평균 계약기간은 3년5개월이었고 5년 이상 장기 계약 비율이 41.4%였다. 특히 연습생 중 미성년자의 비율은 28.9%에 달했다. 조사 대상인 1200명의 계약 연습생 중에는 9세 이하가 10명, 10~12세 아동도 23명이 포함돼 있었다.

김 의원은 “연습생 계약 기간이 길수록 데뷔와 무관하게 소속사에 묶여 있어야 하는 기간이 늘어난다는 뜻으로 이는 노예계약의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며 “연습생 중 28.9%가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불평등계약에 따른 논란의 소지가 더 크다”고 주장했다. 소속사가 연습생들과 별도의 계약서를 쓰는 이유는 연습생이 다른 기획사로 옮기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서라는 게 김 의원의 설명이다. 기획사는 연습생에게 투자되는 보컬·춤 트레이닝, 성형비용 등 때문에 장기계약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실제 기획사는 연습생 1인당 월평균 147만6000원의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이 중 교육비용이 90만7000원으로 가장 많았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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