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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오른 IoT로밍 표준전쟁, 기선 제압 나선 SK텔레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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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13조7000억원 규모의 국내 사물인터넷(IoT) 시장을 둘러싼 이동통신사의 경쟁이 뜨겁다. 정체 상태에 빠진 국내 통신 시장에서 성장 동력을 잃어버린 이통사들은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IoT 산업을 공략하기 위해 저마다 속도를 내고 있다.

‘로라’ 연합체 세계총회 서울서 열려
자체개발 기술 국제 표준으로 제안
채택 땐 컨테이너 이동 등 추적 가능
KT·LG는 LTE망 활용 기술에 주력

2014년 10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이후 이동통신 시장에서는 번호이동 가입자 수가 큰 폭으로 줄었다. 지난달 휴대전화 번호이동 건수는 36만6824건으로 올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IoT 서비스 가입자 수는 꾸준히 증가세다. 앞으로 10년 안에 휴대전화 가입자 수를 앞지를 전망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이통사들은 IoT 관련 각종 신기술과 서비스를 앞세워 초기 시장 선점에 사활을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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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에 참석한 로라 국제 연합체 이사들과 차인혁 SK텔레콤 IoT사업본부장(왼쪽 네 번째). [사진 SK텔레콤]

SK텔레콤은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통하는 ‘글로벌 IoT 서비스’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SK텔레콤은 11일 쉐라톤 서울 팰리스 강남 호텔에서 개막한 ‘제 6회 로라(LoRa) 국제 연합체 세계 총회’에서 직접 개발한 IoT 로밍 기술 표준을 제안했다. 로라 망은 적은 전력으로 먼 거리까지 소량의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기술 이다. IoT 전용망으로 ‘로라’를 쓰는 통신사·정보기술(IT) 업체들이 모인 단체가 바로 로라 국제 연합체다. 오렌지(프랑스)·KPN(네덜란드)·스위스컴(스위스) 등 해외 통신사와 시스코·IBM 등 정보기술(IT) 장비 업체 등 300여 개 IoT 관련 사업자가 이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다.

SK텔레콤의 제안대로 IoT 로밍 표준이 제정되면 로라 망을 사용하는 국가 어디에서든 국내와 같은 IoT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프랑스에서 IoT 센서를 부착한 명품 가방을 잃어버렸다면 IoT 로밍서비스를 통해 가방이 있는 위치를 바로 알아볼 수 있다. 해운사의 경우 해외 수출 컨테이너에 로밍이 가능한 IoT 센서를 붙여두면 관제센터에서 컨테이너의 이동 상황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이번 총회를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 유치하는 등 기술 표준 제정을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펼쳤다. 국내에서는 이미 지난 6월 전국에 로라망을 구축하고 상용화하는 등 관련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기존에는 사람이 직접 확인해야 했던 가스·수도 검침을 데이터 전송으로 간단히 끝내고 가로등이나 공용 자전거 등을 관리·제어하는 일을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하는 등 시장을 확대해 가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맞서는 KT와 LG유플러스는 기존 LTE망을 소량 데이터 전송에 맞게 특화시킨 ‘LTE-M’ 기술에 주력하고 있다. KT는 IoT를 접목한 다양한 스마트 헬스기기를 개발하며 가정용 IoT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피트니스 기기, 체중계, 자전거 등에 IoT 기술을 결합한 ‘기가 IoT’ 서비스를 출시한 데 이어 최근에는 체성분 분석업체 인바디와 함께 IoT 기술을 적용한 가정용 체성분 분석기 개발에 나섰다.

가정용 IoT 가입자를 가장 많이 확보하고 있는 LG유플러스는 현재 28종인 가정용 IoT 서비스를 50여 종으로 늘려가고 있다. 이와 함께 가전업체, 건설사, 가구업체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과 제휴를 맺고 IoT 서비스를 확대해 연말까지 가입자 수를 50만 명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미래창조과학부도 이통3사의 IoT 서비스 경쟁을 뒷받침하고 있다. 앞으로 이통사가 출시하는 IoT 요금제 상품에 대해서는 정부의 인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어졌다. 또 이통사가 IoT 서비스를 위해 별도 주파수를 할당받을 필요가 없도록 주파수를 추가 공급하고 전파 출력 규제도 완화하기로 했다. 이통 3사는 이를 바탕으로 올해 안에 최대 100종의 IoT 상품을 새로 출시할 계획이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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