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안방에선 세계 최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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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강 브라질도 아즈테카에서는 멕시코를 넘지 못했다.

멕시코가 28일(한국시간) 멕시코시티 아즈테카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03북중미골드컵대회 결승전에서 브라질을 골든골로 1-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1999년 컨페더레이션스컵 결승전에서도 브라질은 아즈테카에서 멕시코와 만났다. 결과는 4-3으로 멕시코의 승리. 브라질은 사력을 다했지만 당시 아즈테카에서 18년 연속 무패기록을 이어가던 멕시코를 이길 수 없었다. 그리고 2003년 7월에도 역사는 다시 한번 되풀이됐다.

멕시코는 경기 내내 브라질을 압도했다. 해발 2천2백40m 고지대의 희박한 산소, 그리고 경기장을 수직으로 감싸고 도는 관중석의 멕시코 팬들이 내뿜는 기운. 23세 이하의 올림픽대표로만 구성된 '어린' 브라질 선수들은 아즈테카에서 자기 페이스를 찾지 못했다. 하지만 멕시코는 골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하레스 아레예노의 슛이 골대를 맞고 나왔고, 결정적인 슈팅은 번번이 골대를 빗나가거나 골키퍼의 손에 걸려들었다.

승부는 연장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아즈테카의 멕시코 선수들은 승리가 보장돼 있는 것처럼 조급해하지 않았다. 결국 연장 전반 7분 다니엘 오소르노의 슛이 브라질 수비수를 가르며 골망을 흔들었다.

아즈테카는 모든 원정팀에 두려움의 대상이다. 결승전 장소가 아즈테카로 결정되자 지난 대회 우승팀인 미국의 언론들은 93년 0-4 완패를 떠올리며 "12만명의 열기를 미국이 감당해내야 한다"며 두려움섞인 전망을 내놓았다. 세계의 전문가들과 팬들은 잉글랜드의 웸블리구장, 20만명을 수용하는 브라질의 마라카낭구장과 더불어 아즈테카 스타디움을 세계 최고의 경기장으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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