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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잔 들며 "평화가 경제다" 건배사 하자 안희정 "평화가 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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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본회의, 문 전 대표가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조문규 기자

야권 유력 대선주자들이 3일 한 자리에 모여 남북관계와 한반도 안보위기에 대해 언급했다.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63빌딩에서 열린 ‘10·4 남북정상선언 9주년 기념식’에서다.

이날 행사에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등 차기 대선주자들이 참석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정의당 심상정 대표, 이해찬 전 국무총리,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등도 행사장을 찾았다.

문재인 전 대표는 이날 공식 건배사 첫 주자로 호명되자 “사상 최악의 남북관계, 또 사상 최대의 안보위기다. 박근혜 정권의 안보 무능·무책임·무모함이 드러난 결과”라며 “해법은 딱 하나밖에 없다.

남과북이 함께 6·15 공동선언, 10·4 공동선언, 10·4 정상선언 그리고 9·19 공동성명과 2·13 합의정신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표는 건배사로 ‘평화가 경제다’를 제안하며 “북핵과 미사일의 고도화, 무기화가 (북한과의) 대화가 끊겼을 때 이뤄졌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특히 10·4 정상선언에는 우리 경제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는 아주 구체적인 남북 경제 협력 방안들이 많이 들어있다”며 “위기에 빠진 우리 경제를 살릴 길”이라고 강조했다.

뒤이어 건배사를 하게된 안희정 지사는 “우리 모두에게 제안한다. 낙담하지 말자”며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역사의 낙담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 지사는 “내일 더 밝은 평화와 미래가 우리에게 기다리고 있다는 낙관이 우리 가슴 속에 꽉차 있을 때 그 역사는 밝아온다”며 “그런 마음으로 한 번 평화를 이끌어보자”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행사에 참여한 정세현 장관 등 김대중·노무현 정부 당시 외교안보 당국자들에게 “우리 세대가 잘 이어가겠습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안 지사는 이날 건배사로 ‘평화가 짱’을 외쳤다.

노무현재단 이사장인 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기념사에서 “올해가 남북관계가 가장 경색된 해”라면서 “지금 북쪽도 문제지만 남쪽도 이런 경색된 발언, 특히 대통령이 하신 국군의날 발언 이런 것을 갖고 자꾸 남북관계가 악화하는 게 안타깝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일 국군의날 기념행사에서 ‘탈북 권유’발언을 한 것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기념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국군의 날 경축사를 듣고 진짜 섬뜩했다. (경축사에 대해) 아무런 문제제기를 하지 않는 지식인과 우리 야당 정치인이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앞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북한의 붕괴와 귀순을 직접 거론하는 것은 김정은 위원장을 압박하는 게 아니라 선전포고”라고 지적했다. 이날 정의당 심상정 대표도 “박 대통령의 발언은 냉전시대 대북(對北) 방송에서나 들을 수 있는 이야기”라며 “대북 정책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 없다”고 비판했다.

안 지사는 이날 행사가 끝난 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국방은 실력으로 지켜야 하는것이지 말을 세게해서 국민을 안심시키려 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새누리당의 '국회 보이콧' 등 정국 상황에 대해서는 "국민의 상식, 눈높이에서 봤을 때 잘한다고 박수치겠는가. 국회의장이 있고 의회제도와 운영규칙이 있으면 규칙대로 하면 되는 것"이라며 "이 모든 일들이 국민이 보기에는 '헤프닝'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정현 대표의 단식은 상식에 부합하지 않았다는 이야기인가'라는 질문에 안 지사는 "당연하다. 국회는 모든 주제를 대화로 풀어야 한다"며 "그 상식으로 봤을 때 국회 모습은 정상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이지상 기자 groun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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