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억 들여 역사·민속 등 58만 항목 콘텐츠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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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한국정신문화연구원(원장 장을병, 이하 정문연)이 앞으로 10년간 전국 규모의 향토문화 자료를 총체적으로 발굴.분석해 디지털화하는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韓國響土文化電子大典)' 제작 작업에 착수한다

이번 사업은 향토문화를 우리 최고의 문화 콘텐츠화하는 토대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교육인적자원부는 지난 23일 정문연을 이 사업의 주관기관으로 지정하면서 20여명의 추진기획단을 구성했다.

정문연 원장을 단장으로 한 추진기획단에는 행자부.과기부.문화부.정통부 관계자와 지방치단체의 장이 위원으로 참가해 있다. 앞서 정문연은 1997년부터 향토문화 연구자 1천2백여명을 대상으로 연찬(硏鑽)을 실시해왔고,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편찬을 위한 기초조사 연구와 아울러 올 들어서는 시범지역(성남) 사업을 진행해 왔다.

대전 편찬을 위한 자료 발굴.분석의 대상은 자연지리.지방역사.문화유산.성씨인물.정치행정.경제산업.종교문화.생활민속.구비전승 등 9개 분야로 각 지방 주민의 삶과 직결된 것이다.

여기서 정리된 58만개 항목에 관한 정보와 20여만장의 사진, 그리고 동영상,음향 등 콘텐츠는 전국 2백32개 시.군.구 포털사이트를 통해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여기에는 돈으로 10년간 1천2백여억원, 연구 인력으로 연인원 2만명 가량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단군신화와 우리 나라 각 도의 연혁.풍속.무덤.관청.토산품.학교.성곽.산천과 역대 이름난 인물을 소개한'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1841년)이나 조선 전기 사회와 지역의 사정을 종합적으로 정리한 지리지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1530년)이 발간된 적이 있다. 따라서 이번 작업은 과거 지리지의 21세기 버전으로 간주할 수 있다는 평이다.

특히 정문연의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편찬은 지난 12년간 작업 끝에 91년 발간한 국내 최초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전 28권)집대성 작업에 버금가는 지식계의 대역사(大役事)가 될 전망이다.

대전 편찬을 총괄하고 있는 정문연의 전택수 한국학정보센터 소장은 "이 작업이 기존의 중앙중심적 시각에서 탈피해 향토문화의 보존.계승을 지역균형 발전의 시각에서 접근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창호 학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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