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신문화연구원(원장 장을병, 이하 정문연)이 앞으로 10년간 전국 규모의 향토문화 자료를 총체적으로 발굴.분석해 디지털화하는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韓國響土文化電子大典)' 제작 작업에 착수한다
이번 사업은 향토문화를 우리 최고의 문화 콘텐츠화하는 토대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교육인적자원부는 지난 23일 정문연을 이 사업의 주관기관으로 지정하면서 20여명의 추진기획단을 구성했다.
정문연 원장을 단장으로 한 추진기획단에는 행자부.과기부.문화부.정통부 관계자와 지방치단체의 장이 위원으로 참가해 있다. 앞서 정문연은 1997년부터 향토문화 연구자 1천2백여명을 대상으로 연찬(硏鑽)을 실시해왔고,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편찬을 위한 기초조사 연구와 아울러 올 들어서는 시범지역(성남) 사업을 진행해 왔다.
대전 편찬을 위한 자료 발굴.분석의 대상은 자연지리.지방역사.문화유산.성씨인물.정치행정.경제산업.종교문화.생활민속.구비전승 등 9개 분야로 각 지방 주민의 삶과 직결된 것이다.
여기서 정리된 58만개 항목에 관한 정보와 20여만장의 사진, 그리고 동영상,음향 등 콘텐츠는 전국 2백32개 시.군.구 포털사이트를 통해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여기에는 돈으로 10년간 1천2백여억원, 연구 인력으로 연인원 2만명 가량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단군신화와 우리 나라 각 도의 연혁.풍속.무덤.관청.토산품.학교.성곽.산천과 역대 이름난 인물을 소개한'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1841년)이나 조선 전기 사회와 지역의 사정을 종합적으로 정리한 지리지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1530년)이 발간된 적이 있다. 따라서 이번 작업은 과거 지리지의 21세기 버전으로 간주할 수 있다는 평이다.
특히 정문연의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편찬은 지난 12년간 작업 끝에 91년 발간한 국내 최초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전 28권)집대성 작업에 버금가는 지식계의 대역사(大役事)가 될 전망이다.
대전 편찬을 총괄하고 있는 정문연의 전택수 한국학정보센터 소장은 "이 작업이 기존의 중앙중심적 시각에서 탈피해 향토문화의 보존.계승을 지역균형 발전의 시각에서 접근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창호 학술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