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경궁·중앙박물관 "북새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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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휴일인 24일 창경궁과 국립중앙박물관에는 35만여명의 인파가 몰려 무질서, 혼잡의 북새통이 빚어졌다.
수용능력을 훨씬 넘는 인파에 고궁과 박물관은 관람이 불가능한 지경이었으며 일부 시설이 망가지는등 시민들의 공중질서의식을 의심케 했다.
◇참상=일반공개 첫날인 23일 30만명의 인파가 몰렸던 창경궁에는 휴일인 24일에도 비슷한 인파가 몰려 6만5천여평의 널따란 대지가 발디딜 틈조차 없이 붐볐다. 통행로는 김밥·떡·오징어·빙과류를 파는 노점들로 메워졌다.
◇화장실=경춘전 옆등 2곳뿐으로 1백여명씩 「 줄을 서며 발을 구르자 관리사무소측은 부랴부랴 임시화장실 5개를 더 설치하기도 했다.
◇소주파티=잔디발 곳곳에 소주파티가 벌어져 술취한 관광객들이 나뒹굴었으며 지정 흡연 장소가 3곳뿐이어서 길바닥엔 담배꽁초가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식수부족=한곳밖에 없는 문정전옆 음수대엔 20∼30여명이 매달려 아우성을 쳤다.
◇미아=이 북새통에 발생한 미아는 1백여명. 관리사무소측은 미아를 찾는 방송을 계속하다 폐문 1시간전인 하오5시부터는 『일찍 귀가할것』을 종용하는 방송을 하기도 했다.
◇매표·입장혼잡=22일 개관이후 사흘 계속 2만명을 웃도는 인파가 몰린 중앙박물관도 혼잡은 극치에 달해 매표및 입장을 기다리는 행렬이 3백∼4백m씩이나 뻗어 1시간 이상씩 기다리기도.
특히 입구주변인 2층의 특별·기획전시실은 입추의 여지가 없이 메워지는등 문화재에 대한 감상은 뒷전에 밀리고 사람·건물구경에 족해야 했다.
◇편의시설 부족=박물관 주변 광장엔 휴식공간으로서의 벤치등 편의시설 절대다수가 부족, 더위에 못이긴 관람객들이 그늘을 찾아 잔디밭에 마구 들어가기도 했으며 전시실 안내판이 붐비는 인파에 밀려 안보이는 바람에 길잡이 역할을 전혀 하지못해 우왕좌왕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전시물 파손=황룡사 모형의 문짝1개가 떼이는등 유리 차단막이 설치돼 있지 않았던 일부 전시물은 아이들의 장난, 또는 부주의로 훼손되기도 했는데 총독부 회의실의 경우 개관첫날 어린이들이 커튼을 잡아당기며 놀다가 찢기는 바람에 박물관측은 이곳을 임시폐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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