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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침울·미소…이완구 전 총리 '이 한 장의 사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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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14일 검찰에 출석한 이완구 전 총리(왼쪽), 지난 1월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직후의 이 전 총리(가운데), 2심 무죄 선고 이후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는 이 전 총리(오른쪽)

긴장→침울→미소…

이완구(66) 전 국무총리의 지난 1년은 이 한장의 사진으로 요약된다.

이 전 총리는 지난해 5월 14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 청사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왼쪽사진)

당시 100여명의 취재진이 몰린 가운데 이 전 총리는 “이 세상에 진실을 이기는 것은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담담한 표정이었지만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 전 총리는 검찰 조사 이후에도 줄곧 결백을 주장했다. ‘증거가 있다면 목숨을 내놓겠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검찰은 지난해 7월 이 전 총리를 재판에 넘겼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게서 30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게 검찰의 주장이었다.

그렇게 법정을 오간지 4개월. 지난 1월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부장 장준현)는 이 전 총리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검찰의 주장이 맞다는 취지였다. 1심 선고후 법정을 나서는 이 전 총리는 쉽게 말을 잇지 못했다. 넋이 나간 듯한 표정으로 ”대단히 유감스럽다“며 ”진실이 얼마나 무거운 것인지 증명하겠다“고 했다.(가운데)

이 전 총리의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 이상주)는 지난 5월 경남기업 본사 현장검증과 심리를 거쳐 9월 27일 2심 결과를 내놓았다. 결과는 이 전 총리의 ‘무죄’. 성완종 리스트와 육성 증언을 유죄의 근거로 볼 수 없다는 이유다.

이 전 총리는 2심 선고 후 밝은 표정으로 취재진에게 ”‘목숨을 내놓겠다’고 한건 그만큼 결백했기 때문“이라는 말을 남기고 법원을 떠났다.(오른쪽)

검찰이 불복해 대법원까지 재판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마지막까지 이 전 총리가 웃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백기 기자 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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