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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거물들 「일」로 휴가를 대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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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피크타임에 몰려>
여름 바캉스 철을 맞아 정부는 각 부처 장관들에게 5차례로 나누어 4일간씩 휴가를 주도록 하는 휴가계획을 마련, 실시 중.
총무처가 종합 조정한 장관급들의 휴가계획에 따르면 1차(7.23∼26) 기간에는 외무·보사·체육·체신·문공·정무·통일원·서울시장이 이미 휴가기간을 끝냈고 2차(7.30∼8.2) 기간에는 내무·국방·문교·상공·동자·건설·교통·총무처 장관 등이 다녀올 계획이며 3차(8.6∼9)로는 재무·법무·농수산·과기처·법제·국가보훈처장 등이 예정돼 있다.
이 밖에 4차(8.12∼15), 5차(8.20∼23) 기간도 마련됐으나 대부분의 장관들이 피크타임인 1∼3차기간 중에 다녀올 것을 희망, 4차기간에는 희망자가 1명도 없고, 5차기간에는 현재 해외여행 중인 김만제 부총리만 이름을 올려놓고 있으나 실제로는 휴가를 반납할 공산이 크다고.

<독서 파가 가장 많아>
경제부처 장관들의 휴가계획은 대부분이 자택이나 연고지를 찾아 내려가 책이나 읽겠다는 독서 파가 주류를 이루고 황인성 농수산만 농촌을 돌아보며 휴가기간을 보내겠다고.
정인용 재무는 집에서 책이나 읽겠다고 밝혔으며 이규효 건설도 집에서 쉬겠다고 했다.
금진호 상공도 집에서 쉴 생각이나 자녀들을 생각, 가족동반으로 용평에 잠시 다녀올 예정.
최창락 동자는 고향인 용인의 한옥에 내려가 시원한 한복차림으로 책이나 읽으며 보낼 계획이라고 한다.
바캉스 철이 한참 바쁜 농사철과 겹쳐 있는 농수산부는 직원들이 휴가다운 여름휴가를 보내지 못하는 때문인지 황인성 장관도 수행원 없이 곡창지대인 전북 지역을 돌아볼 예정.
황 장관은 지난해 휴가 때도 충남을 돌다 폭우가 쏟아져 휴가 이틀만에 서울로 돌아왔다.
산을 좋아하는 박성상 한은총재는 8월 4일부터 7일까지 설악산에 3박 4일 예정으로 가족피서를 갈 계획.

<별다른 휴가계획 없어>
주요 민간경제단체회장들은 대부분 「일」로 휴가를 대신.
정주영 전경련회장(현대 그룹회장)은 매년 현대그룹의 신입사원 하계수련대회에 참석, 이들과 운동을 같이하는 것으로 여름휴가를 지내고 있다.
올해에도 지난 23∼26일 강릉 경포대에서 열린 사원수련대회에 참석, 특강과 운동으로 휴가를 대신.
정수창 대한상의 회장도 매년 7월말 상의주최로 설악산에서 열리는 최고경영자대학강좌에 참석하는 것으로 여름휴가를 보내는데 이번에도 지난 24∼26일 설악 호텔에서 열린 동 행사에 참석.
남덕우 무협회장은 해마다 따로 여름휴가를 가지 않는다.
유기정 중소기협 중앙회장은 29일부터 8월 1일까지 일본 동경에서 열리는 한일경제협력위원회에 참석하는 것으로 휴가를 때우기로 했다.
이동찬 경총 회장은 바다 낚시가 취미인데 이번에도 오는 8월 9∼11일 가족들과 함께 제주도에서 휴가를 보낼 예정.

<해외출장으로 대신>
패자경 럭키금성회장은 예년처럼 8월초 3박 4일 일정으로 충남 성환에 있는 연암 축산 원예전문대에 들러 그곳의 교수 관사에서 독서로 소일할 예정.
주로 세계경제동향과 첨단기술에 관한 책을 읽으며 하반기 경영전략을 구상한다고.
또 상경 길에 안양에 있는 그룹 연구단지에도 들러 연구원들을 격려할 예정.
김우중 대자그룹회장은 잦은 해외출장 때문에 따로 휴가를 가지 않는 편. 올해에도 별도의 휴가계획은 없다.
최종현 선경그룹회장은 27, 29일 설악산에서 휴가를 지내기 위해 가족들과 함께 현지로 떠났다.
이 밖에 신격호 롯데그룹회장, 박용곤 두산그룹회장, 최원석 동아그룹회장도 별도로 휴가계획이 없으며 박 회장은 평소 주말을 이용해 낚시를 즐긴다.
김석원 쌍용그룹회장은 29일부터 1주일간 경주 도투락월드에서 열리는 제7회 한국 잼보리대회에 참석하는 것으로 휴가를 대신할 예정.
한국보이스카우트 총재이기도 한 김 회장은 현지에서 대회를 주재하고 대원들과 함께 숙식을 같이하며 야영생활을 하게 된다. 특히 올해는 해외의 스카우트대원들도 대거 참석하고 91년 설악산에서 열리는 세계 잼보리대회를 대비, 1주일간 현지에서 머물 예정.
김승연 한국화약그룹 회장은 그룹내외의 「일」이 많아 아직 휴가일정을 잡지 않고 있는 상태.
지난해도 선친의 기일(7월23일)에 공주에 성묘를 다녀오는 것으로 휴가를 대신하는 등 평소 휴가를 따로 보내지 않았었는데 올해도 예년처럼 지내게 될 것 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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