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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람] "성희롱은 조직 발전 큰 걸림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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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여성 장관이 직원을 상대로 직접 성희롱 예방 교육에 나섰다.

한명숙(韓明淑) 환경부 장관은 25일 오후 과천 정부청사 환경부 대회의실에서 차관.기획관리실장 등 간부와 직원 등 1백60여명을 대상으로 '성희롱 예방' 특강을 실시했다.

현행 '남녀 차별 금지 및 구제에 관한 법률'에서는 공공기관의 장(長)이 성희롱 방지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강구토록 하고 있으나 장관이 직접 교육에 나서기는 이례적이다.

이날 특강에서는 먼저 노동부에서 제작한 성희롱 예방 비디오를 시청한 뒤 여성부에서 발행한 '성희롱 없는 밝고 건강한 사회'등의 교재를 바탕으로 韓장관이 강의하는 순서로 한 시간 동안 진행됐다.

특강에서 韓장관은 여성민우회 등 평생 여성 운동에 몸 담았던 경력과 김대중(金大中)정부에서 초대 여성부 장관을 지낸 경험을 살려 성희롱을 예방하기 위한 사항들을 차근차근 설명했다.

韓장관은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해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성희롱은 남자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여성 관리자가 많은 서구에서는 피해자의 20%가 남성"이라고 말했다.

성희롱은 당사자 개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문제로 파악해야 하고 이를 드러내놓고 논의해야 남녀 불평등, 잘못된 직장문화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잘못인 줄도 모르고 저지르는 성희롱이 인권을 침해하고 피해자에게 심각한 후유증을 남겨 업무의욕을 잃게 하는 등 조직발전에 큰 장애가 된다"며 "상대방을 인격과 존엄성을 가진 존재, 함께 일하는 동료로 인정함으로써 성희롱을 예방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韓장관은 "환경부 직원 여러분들이 양성(兩性)이 평등하고 조화를 이루는 건전한 직장문화를 만들어 여성들이 가장 근무하고 싶어하는 부처로 만드는 데 앞장 서 달라"고 당부하면서 특강을 마무리했다.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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