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OM IN] 장화, 홍련의 '이쁜 귀신' 문근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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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22일부터 열흘간 열리는 광주국제영화제(GiFF 2003) 홍보 대사에 문근영이 선정됐다. 문근영? 또 한 명의 '왔다가 사라지는 깜짝 스타'이려니 넘겨 짚는다면 "당신, 실수한 거야!".

영화 '장화, 홍련'에서 수연 역을 맡아 귀기(鬼氣)를 실감나게 표현해 관심을 모은 하이틴 스타. 올해 16세로 광주 국제고교 재학 중이다. '장화, 홍련'의 김지운 감독은 "연기를 굳이 가르치지 않아도 직감적으로 알아 먹는 천부적인 자질을 가졌다"며 "심은하처럼 어린 나이 답지 않게 슬픈 얼굴을 가진 것도 매력"이라고 칭찬했다고 한다.

연기에 너무 몰입해 촬영 중 몇 번이나 가위에 눌리기도 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리는 그는 그러나 "영화보다 학교 성적이 더 무섭다"고 둘러댈 만큼 깜찍하고 욕심 많은 학생이기도 하다. 실제로 학교 성적은 중상위권에 든다고 한다. 손녀의 촬영장에 빠지지 않고 나타나신 할머니가 손에 늘 '막심 고리키'같은 책을 놓지 않아 스태프들이 "문근영이 똑똑하면서도 반듯하게 자란 건 가정 교육 덕"이라고 입을 모았다는 후문도 있다.

사실 그는 '왕초보 신인'이 아니다. 1999년 영화 '길 위에서'로 스크린에 데뷔해 별 이목을 끌지 못했지만 이듬해 KBS 드라마 '가을동화'에서는 깊은 인상을 남겼다. 여주인공 은서(송혜교)의 어린 시절 역을 맡아 애절한 눈물 연기로 사랑을 받았던 것. 이 드라마가 대만에 수출되면서 차세대 한류(韓流) 스타라는 호칭을 얻기도 했다. 2001년에는 KBS 대하사극 '명성황후'의 타이틀 롤을 맡은 이미연의 아역으로 또 한 차례 팬들의 시선을 모았고, KBS 드라마 '아내'에서 유동근과 김희애의 딸로도 출연했다.

연기 외에도 추억의 히트곡 편집앨범 '첫사랑'의 재킷 모델과 MBC '음악캠프' VJ, KBS 유아프로그램 '동화나라 꿈동산' MC 등으로 다채롭게 재능을 펼치는 문근영. 씩씩하고 무럭무럭 자라길.

이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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