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아시아기지에 핵적 재기 주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워싱턴=장두성특파원】아시아와 서구의 8개국의 20개 미 공군기지에 핵 폭탄을 실은 비상전투기들이 주둔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지가 9일 하원세출소위의 청문회 기록을 인용, 보도했다.
87 회계 년도 국방예산 중 군사건설부분에 관한 청문회 기록에 나타난 핵폭탄 장전 전투기의 주둔지역은 아시아(1개 소), 서독(5개 소), 터키(5개 소), 영국(3개 소), 이탈리아(3개 소), 네덜란드(1개 소), 벨기에(1개 소), 그리스(1개 소)등이다.
이 기사는 미국이 거의 20년 전부터 임시간 비상대기 상태에서 명령이 떨어지면 15분 안에 출격할 수 있는 「긴급 반격비상」(QRA) 전폭기대를 비밀리에 유지해왔다고 보도했다.
이 QRA전폭기는 평상시에는 기폭장치가 되어있지 않은 핵폭탄을 싣고 활주로부근의 방탄격납고에서 대기하고 있으며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암호로 된 지시를 받았을 때, 즉 핵공격 결정이 하달될 때는 기폭장치를 붙인 후 이륙하도록 되어있다.
지금까지 전폭기에 실리지 않은 여분의 핵폭탄은 공군기지에서 떨어진 곳에 저장해 뒀다가 필요할 때 호송해서 실어 오도록 되어 있는데 이번 청문회에서 국방성이 요청한 것은 핵폭탄 저장소를 QRA전폭기의 격납고 바로 밑에 새로 건설하기 위한 예산이다.
이 청문회 기록은 전폭기와 핵폭탄을 한 지점에 두면 『파손을 피하고 작전준비상태를 크게 높이게 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미국은 60년대에 4백대의 QRA전폭기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지역에 배치했는데 퍼싱Ⅱ및 크루즈 등 보다 신속한 핵운반 미사일이 배치됨으로써 그 수는 줄어들었다고 워싱턴포스트지가 보도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