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군 1만 명 넘었는데 분만실 갖춘 군병원 ‘0’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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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여군 1만 명 시대를 맞이했지만 정작 출산과 임신을 위해 이용할 수 있는 군 병원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국방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17개 군 병원 중 산부인과 진료가 가능한 병원은 전국에서 8곳(수도, 고양, 양주, 일동, 춘천, 홍천, 강릉, 서울지구)이며, 이 중 분만실과 신생아실을 갖춘 곳은 없었다.

최근 여군의 증가세에 따라 지난 3년간 군 병원의 산부인과 외래 진료도 1084건(2014년)→1420건(2015년)→1213건(2016년 8월 현재)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같은 기간 입원 진료는 46건에 불과했다. 또 민간에서는 임산부가 여성 의사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지만 군에서는 이마저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군이 보유한 산부인과 의사 8명이 모두 남성이기 때문이다. 여성은 전체 군의관 689명의 1.3% 수준에 불과하다.

김 의원은 “임신이나 출산 등의 경우 아예 휴가를 내고 군부대에서 멀리 떨어진 민간 병원을 간다”며 “국방부에서는 여군 충원을 강조하고, 국가에서는 출산을 장려하지만 정작 이를 위한 인프라는 전혀 갖춰지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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