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ATM 마감 시간 다가오면 “곧 작동 멈춥니다” 음성·화면 안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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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A씨는 얼마 전 저녁 늦게 은행 자동화코너에 들어갔다가 낭패를 당했다. 그날 판매대금을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 입금하려고 체크카드를 넣은 순간 ATM 이용시간 마감 안내와 함께 ATM에서 카드가 나오지 않았다. 자동화코너 밖으로 나가려 했으나 설상가상으로 출입문마저 잠겼다. 결국 A씨는 콜센터에 전화해 도움을 요청했다. 30분 뒤 관리업체 직원이 도착해서야 카드를 반환받은 다음 자동화코너에서 나올 수 있었다.

앞으로는 ATM을 이용할 때 이런 피해 사례가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마감이 임박하면 “곧 작동이 멈춥니다”라는 음성안내와 화면 문구 안내가 나오기 때문이다. 음성안내는 마감 10분 전부터, ATM 화면문구 안내는 마감 3분 전부터 나온다. 금융감독원은 4분기 중 이런 내용의 ATM 이용 마감시간 개선 방안을 시행한다고 7일 밝혔다.

금감원이 개선방안을 마련한 건 ATM 마감시간을 정확하게 몰라 소비자가 피해를 입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마감이 임박하면 음성 안내를 하고 있지만 은행별로 기준이 제각각이다. 특히 상당수 은행은 마감 2~3분전부터 음성안내를 하고 있어 소비자가 대처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듣다가 마감 안내 방송을 못 들어 ATM에서 카드를 빼내지 못한 사례도 있다.

금감원은 이런 피해를 막기 위해 은행권의 ATM 마감 안내 방송을 마감 10분 전으로 통일하기로 했다. 다만 병원·회사·군부대처럼 자동화코너 없이 ATM이 개방돼 있는 장소에서는 음성안내를 하지 않고 화면문구 안내만 한다.

화면 안내는 새로 도입된 제도다. 지금도 ATM과 부스, 자동화코너 출입문 등에 스티커를 붙여 안내하고 있다. 그러나 눈에 잘 띄지 않는 경우가 많아 소비자가 주의 깊게 보지 않으면 확인하기 쉽지 않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앞으로는 ATM 마감 3분 전부터 화면에 ‘마감시간 23시 30분, ATM 거래 중 전원이 차단될 수 있사오니 이용을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같은 문구가 나온다. 그래도 ATM을 이용하려면 확인 버튼을 눌러야 다음 절차가 진행된다.

이태경 기자 uni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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