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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매씨 자매의 한국 소풍…일제강점기와 전쟁 당시 한국 최초 공개 사진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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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와 간호사로 국내에서 60년간 의술을 펼친 호주인 자매의 한국 근현대 사진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경기대박물관과 부산 일신기독병원은 7일부터 10개월간 ‘호주 매씨 가족의 한국 소풍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한국전쟁 당시 생활상을 담은 사진전을 연다. 전체 9000여 장 가운데 2000여 장을 선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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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대부분은 병원 설립자인 호주 자매 매혜란(헬렌·1913~2009)ㆍ혜영(캐서린·1915~2005) 여사가 찍은 것이다. 이들은 호주 선교사로 1910년부터 우리나라에서 나병원을 운영한 아버지 제임스 노블 매켄지와 나환자 자녀을 위한 시설을 세운 어머니 메리 켈리의 자녀로 한국에서 태어났다. 자매는 아버지의 성 매킨지에서 ‘매’를 따 매씨 성을 얻었다. 매 자매는 말년에 호주로 돌아가 2009과 2005년에 각각 세상을 떠났다.

사진들은 2010년께 유족들이 유품을 정리하던 중 발견된 슬라이드필름으로 재탄생됐다. 최종 기증처인 경기대박물관이 5년에 걸쳐 필름을 스캔하고 인쇄했다.

사진의 면면을 보면 전국 25개 도시의 모습이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다. 매씨 가족이 주로 살았던 부산의 옛 생활상이 가장 많고, 평양과 금강산 등 한국전쟁 전 북한을 비롯해 서울ㆍ수원ㆍ속초ㆍ여수ㆍ공주ㆍ울릉도 등의 모습도 담겨있다. 국내 곳곳의 생활상이 담긴 이유는 의술로 전국을 돌며 무료 의료봉사를 다녔기 때문이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언니 매혜란 여사는 2012년 제40회 보건의 날에 국민훈장인 무궁화장을 받았다.

이들은 전쟁 당시의 폐허와 가난 속에서 가족을 돌보는 한국 여성과 아이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즐겨 담았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가족을 돌보는 한국 여성과 삶의 희망인 아이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봤다.

전시 사진 중 500여 점에는 부산 한센인 환자촌과 동구 매축지, 광안리, 옛 수영비행장, 금정산성 동문, 남항과 북항 등의 일제강점기와 6ㆍ25전쟁 당시 부산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특히 지금은 깎여 사라진 부산 시내 산 정상에서 사방을 파노라마로 찍은 사진이 많아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비교하기 좋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전시장소는 경기도 수원 경기대학교박물관 전시실. 문의 031-249-8901. [사진 경기대학교박물관 제공]

한영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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