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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혀 먹었다더니…콜레라 3번째 환자, 횟집도 들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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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산물을 익혀 먹고도 콜레라에 걸렸다고 주장하던 3번째 환자(63)가 거제의 횟집에도 들렀던 사실이 확인됐다.

카드 결제내역 조회 결과 지난 18일 횟집 들러
섭취한 생선은 '정어리' 아닌 '전갱이'

질병관리본부는 이 환자의 카드 결제 내역 조회 결과 지난달 18일 저녁 거제의 횟집에 갔던 사실을 파악했다고 2일 밝혔다.

이 환자는 앞서 역학조사관들에게 "거제 수산시장에서 구입한 정어리를 굽고 오징어를 데쳐 먹었다"고 증언한 바 있다. 가열한 음식으로는 콜레라에 걸릴 확률이 희박하다.

정진석 질병관리본부장도 지난달 31일 역학조사 발표 당시 "(열을 가해 먹었다는) 사실을 듣고 놀랐다. 익히거나 구워 먹으면 괜찮은데 데치는 정도가 좀 덜했거나, 정어리 구울 때 굽는 정도가 미비한 생선 껍질·아가미 등이 덜 구워져 공교롭게 그 부위에 콜레라 균이 많았으면 섭취가 가능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막연하게 추측할 뿐이었다.

횟집에 들른 사실이 새롭게 드러나면서 정확한 감염 경로 조사가 가능해졌다. 질병관리본부는 3번째 환자와 횟집에서 같이 음식을 먹은 사람들과 접촉한 의료진 등에 대해 역학조사 범위를 넓혔다. 다만 이 횟집은 영업을 하지 않아 조사를 시작하지 못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거제 현장 분위기가 험악하고 역학조사에 반감을 드러내 조사가 어렵다. 3번째 환자도 초기에 콜레라에 걸린 것을 알고 매우 흥분한 상태라 역학조사에 협조하지 않아 무슨 음식을 섭취했는지 파악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한편 3번째 환자가 먹은 생선은 '정어리'가 아닌 '전갱이'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질병관리본부는 밝혔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역학조사관들이 병원에서 확보한 의무기록 조사서에 정어리로 적혀 있었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vivi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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