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시신 짊어지고 12km 걸은 인도 남성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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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유투브 영상 캡쳐]

인도의 한 남성이 구급차 이용료를 부담할 수 없어 죽은 아내를 어깨에 짊어지고 12km 가량 걸은 사연이 알려져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습니다.

25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BBC의 보도에 따르면, 인도인 다나 마즈히씨의 아내 아망(42)은 23일 인도 오리사주 바와니파트나의 한 병원에 결핵으로 입원했으나 그날 밤 결국 사망했습니다.

아내의 죽음에 슬퍼할 여유도 없이 마즈히씨는 현실적인 고민에 빠졌습니다. 병원 측에서 아내의 시신을 빨리 옮기라고 재촉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가난한 마즈히씨는 구급차나 다른 차량을 이용할 경제적인 여유가 없었습니다. 병원으로부터 집까지 거리는 약 60km.

마즈히씨는 병원 측에 아내의 시신을 수송할 차량을 달라고 요청했으나, 병원은 이용 가능한 차량이 없다며 거절했습니다. 그는 아내를 직접 어깨에 짊어지고 이동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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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유투브 영상 캡쳐]

죽은 아내를 천으로 감싼 마즈히씨는 딸 차율라(12)와 함께 무작정 집을 향해 걷기 시작했습니다.

시신을 짊어지고 걸어가는 마즈히씨를 본 한 행인이 지역당국에 이를 알렸고, 남은 거리는 구급차의 도움을 받아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아내의 화장(火葬)은 그가 거주 중인 칼라한디 지역당국의 도움을 받아 24일 저녁 무사히 치를 수 있었습니다. 지역당국은 화장 비용 2000루피(약 3만3300원)를 직접 지원하고, 적십자를 통해 1만 루피(약 16만6300원)를 마즈히씨 가족에게 전달했습니다.

앞서 오리사주 정부는 지난 2월 저소득층 가구를 대상으로 시신 운반 차량을 지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발표 이후 마즈히씨처럼 차량을 지원받지 못해 유족이 직접 시신을 운반해야 했던 경우는 알려진 것만 6건입니다.

마즈히씨의 소식이 알려지자 인도 오리사주 당국은 뒤늦게 대책마련에 나섰습니다.

박범준 인턴기자 park.beom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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