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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 종류다양해지고 품질개량 활발하다|소비자들 맛 선호…농가 수익에도 유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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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초여름으로 접어들어 점차 날씨가 무더워지면서 입맛을 돋우는 과일이 대량 출하되고있다.
딸기·토마토·참외·수박등 요즈음 시장에 선보이는 과채류는 노지재배품이기 때문에 훨씬 단맛이 나고있다.
국민 한사람의 연간 과일소비량은 85년도 기준 35.2kg. 미국의 75.2kg, 일본의 75.6kg에 비하면 훨씬 적은 편이나 소득이 늘고 식생활이 변함에 따라 10년전인 75년의 15.4kg보다는 2배이상 증가했다. 쌀·보리등 곡물보다는 과일과 육류를 더 찾는 식생활 변화추세는 앞으로 더 가속화돼 2000년에는 과일소비가 1인당 77.kg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과일하면 사과·배·단감정도를 꼽던 데서 요즈음은 바나나·파인애플·키위 등 열대과일도 국내에서 생산되어 시장에 선을 보이고있다.
종류의 다양화와 함께 품질의 개량이 최근 과일재배의 특징.
양보다는 질을 찾는 소비자들의 선호가 높아진데다가 농민들의 입장에서도 품질좋은 과일재배가 그만큼 수익을 높여주고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는 과일은 역시 사과·배·감귤 등. 지난해 사과는 53만2천t, 배는12만8천t, 감귤은 37만t이 생산돼 이들 3가지가 전체파일 생산량의 70%를 웃돌고 있다.
사과는 과거 홍옥·국광에서 최근에는 부사가 판을 치고 있다. 홍옥·국광은 오래 보관할 수 있고 때깔은 좋으나 맛에 있어서는 부사에 뒤져 밀려나고 있는 것이다. 70년대만해도 홍옥·국광이 70%이상 점하던 것이 요즈음은 부사가 전체생산의 60∼70%를 차지하고 있다.
배도 만삼길·장십랑 등 과거주류를 이루던 품종이 요즈음은 신고로 대체됐다. 신고는 과즙이 많고 육질이 연해 첫입을 베어물 때부터 맛이 다르다.
지금은 사과·배가 재고가 거의 없는 철로 과일값을 따질때가 아니지만 성수출하기에는 15kg한상자에 부사가 1만∼1만2천원으로 홍옥의 2배. 농민들로서는 부사재배를 선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또 감귤은 60년대말 제주에서 조금씩 재배되기 시작한 것이 80년대부터는 생산량이 국내2번째로 많은 과일로 올라섰다.
재배가 대폭 늘면서 요즈음은 여름귤(하귤), 조그마한 잡감 등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다. 출하시기를 조정, 여름부터 겨울까지 넓힘으로써 홍수출하를 억제하고 제값을 받아보자는 계산이다.
바나나·파인애플·키위등 열대과일이 본격적인 국내재배를 시작한 것은 80년대초부터. 기후조건이 열대성에 가까운 제주가 주산지다. 소량이지만 망고·파파야 등도 시험재배가 되고있다.
생산량은 지난해 파인애플은 3천8백t, 바나나는 1천5백t, 키위는 6백40t. 이들 열대과일은 제주에서도 비닐재배로 불을 때면서 키워야하기 때문에 값은 엄청 비싼 편. 바나나는 1kg에 6천∼7천원, 파인애플은 3천∼4천원 키위는 한 개(80g정도)가 1천원이나 한다. 사과(부사15kg) 한상자에 1만3천∼1만4천원에 비하면 가격차를 쉽게 알 수 있다.
재배농가들은 이런 열대과일을 다른 과일 출하가 거의 없는 4∼5월,그리고 크리스머스·연말때 내놓아 희귀성과 함께 높은 값을 받고있다.
요즈음은 비닐하우스재배가 늘면서 딸기·토마토·참외·수박 등 과채류가 제철로 식탁을 풍성하게 장식하고있다.
지난해 이들 과채류생산은 80만t으로 사과생산량을 웃돌았다. 비닐재배가 확대되면서 과채류는 출하시기가 더욱 앞당겨지는 경향이다. 딸기는 3월, 수박·참외는 4월이나 가야 구경을 할 수 있던 것이 지금은 딸기는 1월, 참외·수박은 2월말부터 시장에 나오고있다.
그러나 비닐재배과채는 값이 비싼 편. 요즈음 노지출하되는 딸기는 1kg에 1천원 안팎이지만 지난 1월에는 3천원을 웃돌았었다.
수박은 현재 한개 2천5백∼3천원하다 3월초에는 5천원이나 했다.
국내수급도 다양해졌을 뿐아니라 우리나라 과일의 대외수출도 차츰 활기를 띠어가고 있다.
정부는 앞으로 농수산물수출을 적극 추진해 오는 71년에는 사과·배·단감 등 모두·1천2백10만달러를 수출할 계획. 특히 과일중에서도 사과·배는 품질이 좋아 상당히 비교우위가 높은 품목이다. 싱가포르·대만·말레이지아 등 동남아에서 선호도가 높아 지난해에만 사과 3백20만달러, 배 5맥10만달러를 수출했다.
농수산부는 앞으로 유럽 미국 등으로 수출시장을 다양화하는 한편 이들 수출과일은 주산단지를 새로 조성, 외국인의 구미에 맞게 과일껍질이 두껍지 않게 특수재배를 하고 농약도 덜 쳐 수출을 촉진시킨다는 방침이다.
반면 수입문호가 개방되면서 농산물의 수입도 크게 늘어나고있다.
수입 자유화된 품목만도 레먼·그레이트푸르트·버찌·코코넛·살구·무화과 등. 올해는 이와 함께 대만과 배·바나나 구상무역의 재개로 바나나 3천∼4천t을 들여올 예정이다.
소비자들의 입맛이 다양해지면서 이들 과일의 수입은 점차 늘어 건포도의 경우는 지난해말 3백50만달러이상이 들어왔다.
지금까지는 과일을 그대로 먹는 습관에 젖어있지만 과일소비확대를 위해서는 가공과일에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현재 국내의 가공과일수요는 전체생산량의 5%미만으로 일본의 10%수준에 비하면 뒤떨어지는 실정. 과일가공이 뒤떨어진데는 품종개발에도 문제가 있어 케첩용 토마토는 상당량이 수입되고있고 포도주용 포도는 국내생산이 모자라 수요를 못대는 형편이다.
식생활변화에 따라 늘어나는 과일소비를 위해선 우선 생산증가가 뒷받침되어야하나 정부로서는 가공과일의 수요를 넓혀 소비자들이 값싸고 입맛에 맞는 사철 과일을 즐길수 있게 만드는 것도 풀어야할 숙제가 되고있다.<장성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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