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자영고에 익명 독지가 1억300만원 기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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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보은군의 보은자영고는 익명의 졸업생 독지가가 장학금을 위해 써달라며 학교발전기금 1억300만원을 기탁했다고 23일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이 독지가는 아내와 함께 지난 18일 보은자영고를 방문해 “학생들이 공부를 잘 할 수 있도록 도서 구입과 교육 기자재 구입·장학금에 써 달라”며 발전기금 기탁서를 작성한 뒤 이날 학교발전기금 계좌로 1억300만원을 입금했다. 독지가는 이 학교 졸업생으로 보은군에 거주하며 축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그는 “후배들이 영농 분야에서 우수 인력으로 자라는 데 썼으면 한다. 이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학교측에 신상을 공개하지 말 것을 부탁했다. 보은자영고는 올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창조농업 선도고교로 선정됐다.

독지가는 지난 2월 보은자영고 졸업식 때도 415만원의 장학금을 기탁했다. 학교 측은 3학년 졸업생 83명 전원에게 이 장학금을 지급했다. 보은자영고는 이번 학교발전기금 기탁금 1억300만원 중 우선 300만원은 도서 구매를 위해 사용하기로 했다. 나머지 1억원은 장학금으로 활용, 매년 500만원씩 20년간 신입생과 한국농수산대학 진학 학생, 성적 우수 저소득층 학생, 전국 FFK 영농학생 전진대회 금상 입상자에게 지급할 계획이다.

박선수 교장은 “독지가를 만났지만 이름과 신분, 연령대조차 밝히지 말라는 뜻을 존중해 공개하지 않겠다”며 “기탁자분의 헌신적인 기부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보은=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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