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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 자작극’ 록티 후원사 줄줄이 계약 파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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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올림픽에 출전 중 ‘강도를 당했다’는 거짓말을 해 파문을 일으킨 미국 수영선수 라이언 록티(32)가 주요 후원사들로부터 줄줄이 계약 파기를 당했다.

수영 의류와 용품 제조업체 스피도 USA는 22일 트위터를 통해 “록티에 대한 후원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스피도 USA는 “지난 10년간 록티와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지만,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에 반하는 록티의 행동을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록티의 몫으로 5만 달러(약 5600만 원)를 아동 구호 기관 세이브 더 칠드런에 기부해 브라질 어린이들을 돕는 데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스피도 USA는 록티의 훈련과 국제대회 참가 비용 등을 지원해준 가장 큰 후원사였다.
스피도 측은 또 “록티가 이룬 업적을 축하하고, 그가 이번 경험을 통해 교훈을 얻어 계속 승승장구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스피도의 발표 직후 세계적인 의류 브랜드 랄프로렌도 계약을 갱신하지 않겠다고 언론을 통해 밝혔다. 리우 올림픽에 참가한 미국 선수단에 개회식과 폐막식 유니폼을 제공한 랄프로렌은 자사 후원 선수 소개란에서 록티의 이름과 사진을 삭제했다.

뿐만 아니라 피부 관리 전문 기업인 ‘시너론 캔델라’와 헤어 관리 기업 ‘젠틀헤어 리무블’도 모델인 록티를 더 이상 후원하지 않기로 했다.

이번 올림픽 남자 단체전 계영 800m에서 올림픽 통산 6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고 2004년 아테네올림픽 이래 총 12개의 메달을 수확한 록티는 미국 수영의 간판 선수다. 그가 지난 14일 팀 동료 3명과 함께 선수촌으로 돌아오던 도중 ‘무장 괴한에게 강도를 당했다’는 주장은 불안한 리우의 치안과 맞물려 충격을 안겼다. 하지만 영웅의 추락은 한 순간이었다. 브라질 경찰은 록티의 말이 거짓임을 밝혀냈다. 그가 강도를 당한 적이 없을 뿐더러 오히려 주유소 화장실 기물을 파손하는 등 난동을 부렸다는 것이다. 록티는 뒤늦게 “내가 이야기를 과장했다”면서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록티는 거짓말이 공개되기 전 혼자서 미국으로 건너갔고, 그와 함께 거짓말을 한 동료 페이건은 자선 단체에 1만1000달러(1235만 원)를 기부하기로 하고 브라질에서 풀려났다.

AP통신은 미국올림픽위원회(USOC)가 리우 올림픽에서 강도 자작극을 벌인 수영 스타 라이언 록티에게 징계를 내릴 것이라고 22일 보도했다. 스콧 블랙먼 USOC 위원장은 “록티를 비롯한 수영 선수들은 미국 전체에 실망을 안겼다. 추가적인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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