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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선에서 'X' 그린 마라토너에 모금이 답지한 까닭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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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올림픽 마라톤 경주에서 반정부 제스처로 이목을 끈 에티오피아 마라토너 페이사 릴레사(26·사진)를 돕기 위한 크라우드 펀딩(Crowdfunding·소셜미디어를 통한 후원금 모집) 모금액이 개설 이틀 만에 8만 2700달러(9200만원)를 돌파했다.

릴레사는 지난 21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에서 2시간 9분 54초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결과는 은메달. 전세계 언론의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된 순간 그는 두 팔로 ‘엑스(X)자’를 그려 보였다. 최근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는 에티오피아 소수 부족 오로모족에 대한 정부의 탄압을 반대한다는 의미였다.

릴레사는 기자 회견에서 ”나의 고향에서 최근 9개월 동안 반정부 시위로 1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사망했다”면서 “나 역시 귀국하면 정부가 나를 죽이거나 감옥에 가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메달이 박탈되더라도 이 일을 알려야 했다”고 말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규정상 올림픽 출전 선수들은 대회 기간 중 정치적 의사를 표명해서는 안 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죽음을 무릅쓴 릴레사의 망명을 돕기 위해 지난 22일 크라우드 펀딩이 개설됐으며 하루 만에 1000명 넘는 사람들이 후원금을 냈다고 보도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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