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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A, 중국시장 히트상품을 읽는 키워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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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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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제품 소비’에서 ‘서비스 소비’ 시장으로 급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국에선 맞춤형·애프터서비스(AS)·웰빙을 강조한 제품과 서비스가 주목받았다. 기존의 저렴하거나 유행하는 제품 소비에서 벗어나 개인의 취향에 맞고, 구매 후 서비스가 보장되는 제품에 지갑을 열었다. 관심 영역이 상품 위주에서 서비스 분야로 확대되며 중국에서도 ‘가치 소비’가 시작된 것이다.

무역협회 ‘시장 공략 보고서’ 보니
경기 둔화에도 소비재 10% 성장
맞춤 노트북, AS 강화한 청소기
위치 추적되는 시계, VR기기 인기
“기성 제품 소극적 마케팅 벗어야”

한국무역협회 북경지부는 보고서 ‘2016년 상반기에 중국시장에서 주목받은 상품과 시사점’을 18일 발표했다. 올해 상반기 중국 현지 언론과 B2C(소비자대상) 사이트가 주목한 제품 중 한국 기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례를 취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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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중국 시장에서 주목받은 상품·서비스는 맞춤형, 실용성, 애프터서비스 강화가 특징이다. 왼쪽부터 마이번번 노트북, 360 아동용 스마트워치, 노인생활서비스 룽전양라오.

우선 소비자별 취향을 고려한 맞춤형이면서 애프터서비스(AS)를 강화한 제품이 눈에 띈다. 레노버·에이수스·델·HP 등을 제치고 올해 중국 최대 온라인 B2C 사이트인 티몰에서 노트북 판매량 1위를 차지한 마이번번은 프로그램과 게임 등 고객이 원하는 사양을 맞춤형으로 제공한다. 고객이 사진을 회사에 보내면 노트북 위 케이스에 인쇄해 제작해준다. 게다가 1년 내 노트북이 고장나면 무료로 방문해 수리해 준다.

중국 내 가정용 무선청소기 매출 1위인 샤오거우(小狗) 역시 고객의 실수에 따른 고장까지 무료로 AS를 제공한다. 수리비·부품비·택배비가 무료다. 파격적인 AS 정책에도 불구하고 샤오거우 청소기의 수리 비중은 전체 판매 제품의 1% 미만으로 오히려 동종 업계의 4%보다 낮다. 초저가 차량용 블랙박스인 360은 경쟁사 제품 대비 절반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고화질 해상도와 와이파이 기능 등 우수한 성능을 보유해 시장 점유율이 25%에 달한다.

귀한 자녀를 ‘소황제’로 대접하는 정서가 시장에도 반영됐다. 위치 추적이 가능한 아동용 스마트워치와 기저귀 가방이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했다. 아동용 스마트워치 바디룽(巴迪龍)은 통화 기능 외에 GPS로 아이의 위치를 자동으로 파악한다. 녹음·카메라·블루투스 등도 갖췄다. 어린이 관련 용품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 중국의 ‘1가구 2자녀’ 정책 효과를 크게 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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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디 기저귀 가방(左), 폭풍마경 VR기기(右)

가상현실(VR) 기기, 화려한 속옷, 비데 등도 인기를 끌었다. 바오펑마징은 2014년 9월에 첫 VR기기를 출시한 이후 올해 3월까지 총 100만대를 판매했으며 올해는 연간 1000만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 오프라인 판매망을 2만개로 늘린다는 전략이다.

비데와 기저귀 가방에선 일본 기업이 선전하고 있다. 파나소닉은 중국에서 연간 100만대를 생산해 이 중 20% 정도를 중국에 판매한다. 기존 1년의 품질보증 기간을 올해부터 5년으로 확장하며 비데 보급률 1% 수준인 중국에 비데 문화를 확산하고 있다. 기저귀 가방 브랜드인 그라디는 10개의 주머니가 달린 실용적인 디자인과 가벼운 소재(무게 0.5㎏)가 특징으로, 꼭 구매해야 할 유아용품 1위로 꼽히고 있다.

패셔너블한 속옷 문화도 확산하고 있다. 그동안 중국의 속옷 시장은 저가 제품 위주였는데 2014년엔 전체 판매량 중 30%가 고급제품일 정도로 급속히 바뀌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는 2017년에 중국의 여성 속옷 시장 규모가 미국의 2배 규모인 25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여성용 마스크 팩 또한 확장세가 큰 시장이다. 위니팡(御泥坊)은 진흙 등 천연재료를 원료로 사용해 시장 1위에 올랐다.

새로운 패턴의 서비스도 출현해 소비시장 판도를 바꾸고 있다. 노인 케어와 해외의료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또 비즈니스 패턴의 온라인화를 반영한 B2B(기업간 거래) 생화 거래, 온라인 수입과일 판매 등의 시장도 새롭게 등장했다. 무협 측은 “해외의료와 수입과일 판매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이 ‘제조공장’을 벗어나 ‘서비스시장 국제화’에도 커다란 진전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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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둔화세가 본격화된 올 상반기에도 중국의 소비재 판매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3% 늘어나 15조6000억 위안(약 2605조원)에 달했다.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 연구원은 지난 5월 발표한 ‘중국 소비시장 발전보고서’에서 “올해 중국의 소비시장은 외적인 규모 확대 외에 제품의 품질을 중시하는 품질소비, 개성을 추구하는 주문형 제품의 소비 증가 등이 큰 특징”이라고 소개했다.

한국무역협회 북경지부 최용민 지부장은 “‘이미 제조된 상품을 중국에 판다’는 소극적인 마케팅 전략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중국 내 시장 변화를 연구해 고객 맞춤형 제품을 출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지 문화에 익숙하고 네트워크가 강한 중국 기업과의 제휴를 통한 신규 비즈니스 창출이 절실하다는 설명이다.

조득진 기자 chodj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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