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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연료 기술협력의 길 넓어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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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지난 11일 한국과 서독간에 원자력협력에 관한 협정이 체결됨으로써 우리나라는 원자력 선진국과 좀더 다변화된 협력관계를 갖게 됐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미국을 비롯해 프랑스·캐나다 등으로부터 원자로등 원자력발전소관계의 기술협력을 받아왔으나 88∼89년까지 핵연료 완전국산화를 앞두고 연료제조분야와 원자력안전기술등에서 서독의 기술협력을 추가 받게 된다.
현재 우리나라가 원자력협력협정을 맺고 있는 나라는 미국·캐나다·프랑스·호주·벨기에·스페인에 이어 서독이 추가돼 7개국.
정부는 88년에 중수로용(월성형· 천연우라늄사용), 89년 경수로용(고리형· 농축우라늄사용)의 발전용 핵연료를 국산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86∼87 연1백t규모의 핵연료 생산공장을 캐나다 캔두회사의 기술협조로, 86∼88년 연2백t규모의 공장을 서독 카데우사의 기술협조로 대덕연구단지에 건설할 예정.
핵연료는 국산화한다 해도 원가가, 절감되는 이익은 없으나 국제정세의 변화로 인해 연료공급이 중단될 경우 발전이 불가능해지므로 자체연료제조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서독은 13기의 원자력발전소(세계5위)를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핵연료제조 및 핵연료를 사용한 후 재처리해 사용할수 있는 핵주기 기술과 시설에서도 가장 앞선 그룹에 속한다.
이번 협정을 통해 확보하려는 기술은 우리나라 핵발전시설의 대부분올 차지하는 경수로형 원자로의 연료재조기술. 원광석에서 우라늄을 뽑아 2∼3%의 농축 우라늄연료봉(원자폭탄은 9O%이상의 농축)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포함된다.
핵연료 생산공장 건설에는 양국이 설계도면을 포함한 시설· 장비등에 관한 정보를 교환하게 된다.
서독은 또 일본과 함께 발전소 가동률이 높은 나라로 꼽히는데 이는 핵연료장전기간이 다른 나라의 평균 60일보다 짧은 45일밖에 안 걸리기 때문. 이같은 연료 장전기술도 이번협정을 통해 협력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밖에도 한국과 서독은 관계 과학자와 연구원의 교류를 활발히 추진하고 공동연구개발 수행을 위해 앞으로 실무급 회담을 통해 구체적 계획을 수립키로 했다.
서독은 원자력 안전분야의 기술도 뛰어나 원자로 건설때 안전시설·안전기준·건설도중 안전문제가 발생하는데 따른 판단기준·관리인 자질문제등에서 기술자문을 받는 문제도 검토되고 있다.
서독과의 기술협력 문제와 관련, 서독민간연구소인 KFK연구소의「호스트· 보엠」소장이 한국에너지연구소 초청으로 이미 지난 20일 한국에 와서 20일 에너지연구소와 기술협력에 조인, 원자력안전성연구· 환경 보전문제· 폐기물 처리연구 등에서 협력방안을 모색하는등 원칙적인 문제에 합의했다.
원자력기술은 미국·프랑스등이 많은 분야에서 앞서있지만 가격과 기타 조건이 좋은 분야에서는 서독과도 협력을 강화, 협력국을 다변화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건설된 원자력발전소 1,2,5,6호기(고리)와 7, 8호기(영광)등 경수로형은 미국웨스팅하우스사의 기술협력을 받았고 중수로형인 3호기(월성)는 캐나다의 캔두사, 9,10호기(울진)는 프랑스 프라마톰사의 기술협력을 받았다. <김광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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