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9)피부이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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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요즘 와서 교통사고·대형화재 사고 등으로 인해 피부를 손상 당하는 사람이 많아 피부이식술의 대상자가 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화상의 경우에 피부 이식술이 더 많이 시행되고 있다.
일단 화상을 입게 되면 넓고 흉한 흉터가 남게 되든가, 화상이 나으면서 그 부위가 오그라 붙어 운동장애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손가락을 모두 펼 수 없다든지, 팔꿈치가 구부러져 있다든지, 어깨를 잘 옴직일 수 없다든지, 목의 화상으로 턱을 자유롭게 돌릴 수 없다든지 하는 경우 등이다.
이런 때는 상한 피부를 제거하고 오그라 붙은 부위를 펴면서 모자라는 부분만큼의 피부이식을 시행해야 한다. 시행하기 전에는 반드시 피부이식 후 어떤 모양이 될지 상상해볼 필요가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피부이식을 한다고 해서 원상대로 되지는 않는다. 원래 흉터 때문에 수영장에 못 가거나, 짧은 소매의 옷을 못 입는다든지, 목을 노출시키지 못하는 사람들은 피부이식뿐 아니라 어떤 방법으로도 자랑스런 노출이 불가능하다.
피부는 부위마다 색깔이 다르고 감촉도 다르다. 즉 손상된 부위의 피부와 똑같은 피부는 몸 어느 곳에도 없다. 따라서 피부 이식을 한 곳은 우선 그 색깔이 주위조직과 다르고 두께와 감촉이 다르며 꿰맨 흉터가 남게 마련이다.
또 피부를 이식하느라 피부를 떼 낸 곳은 그곳대로 흉터가 남게 된다.
물론 피부이식의 기술에 따라 결과가 조금은 다를 수 있으나 피부이식 후에 말끔한 새로운 피부로 변할 것이라는 생각은 절대금물이다.
피부는 가까운 곳에 있는 피부일수록 색깔과 촉감이 비슷하므로 상처에 연해있는 조직을 당겨 꿰매는 성형 술이 최선의 결과를 준다. 요사이는 상처 근처 피부 밑에 특수한 장치를 넣어 피부를 점차적으로 늘려 상처조직이나 흉터를 제거하는 방법이 널리 쓰이고 있다. 이 방법도 꿰맨 상처가 남지 않을 수 없지만 피부이식보다는 결과가 좋다. 그렇다고 모든 경우에 피부를 늘려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개의 피부이식은 운동 등 기능장애를 해소하기 의해 사용되며 순수 미용목적으로는 극히 제한된다. 때문에 피부이식수술은 불가피한 경우에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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