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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늘고 공업화로 환자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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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급속한 공업화 과정과 노년인구의 증가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질환의 하나가 만성폐쇄성 폐질환이다.
만성폐쇄성 폐질환이란 숨을 내쉬는 공기호출 기능이 저하되어있는 모든 병을 지칭하는 것으로 그중에서도 만성 기관지염 폐기종 기관지 천식을 3대질환으로 꼽는다.
이들 질환은 흡연인구및 대기오염도의 증가와 함께 이환율과사망률도 증가하고 있는 실정으로 공업화가 빠른 나라일수록 증가경향이 높아지는 일종의 문명병이다.

<공기 호출기능 저하>
폐의 기능은 아무런 병이 없어도 연령 증가와 더불어 감소되는데 여기에 여러가지 요인이 겹치게되면 폐기능의 저하는 더욱가속화된다. 한 보고에 의하면 60세이상 인구의 60%이상이 정도의차이는 있으나 이같은 만성폐질환에 이환되어 있다고한다.

<만성기관지염>
기관지 점막의염증으로 점액분비조직이 비대해져 점액이 많아지고 기관지내로 들어온 먼지나 세균을 몸밖으로 밀어내는 섬모조직의 기능이 없어져 가래 배출과 기침이 1년중 3개월이상 계속되고 이런 증상이2년이상 계속되는 경우다.나아가 기관지 폐쇄로 인해 호흡곤란까지 동반하게 된다.
기침을 할때는 앞가슴 늑골밑이 아프고 쑤시기도 하며 감기같은 2차적인 세균감염에 의해서 더욱 진한 가래가 나오기도하며 양도 많아진다.
서울대의대 김건열교수 (호흡기내과) 는 만성 기관지염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흡연과 대기오염을 2대주범으로 꼽고 이밖에 반복되는 기도의 염증,치료가 잘안된 어린시절의 기도감염증,나쁜작업환경등을 든다.
특히 담배는 그속에 포함된 1천4백여가지의 각종 화학물질이 폐의 식세포나 면역세포에 만성적인 변성을 가져와 폐기능을 약화시키며 또 주변사람에 대한 간접흡연의 피해도 심각하므로 질병예방 차원에서 금연문제가 재검토되어야 한다는것.
만성 기관지염은 완치가 힘들기때문에 증상의 호전과 질병의 진행속도를 늦추는데 치료의 목표가 두어지고있다.
우선 호흡기를 자극하는 원인물질을 제거하거나 그런 물질에 노출되지 않도록하는 것으로 그 첫째는 역시 금연이다.
김교수는 금연은 모든 폐질환치료의 첫출발이라고 강조하고 흡연이라는 자해행위는 계속하면서 약에만 의존해 보려는것 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다고 말한다.
기관지염은 감기와 같은 2차감염증에 의해 악화될수 있으므로 이의 예방과 치료에 유의하고 객담제거를 위해 가습기를 써서 실내습도를 높이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 가래를 묽게 만들고 수면전후에 체위 배농법을 시행해보는 완화방법도 있다.
약물요법으로는 기관지 확장제나 가래를 묽게하는 진해 거담제를 쓰기도 하는데 여러가지 부작용이 있을수 있으므로 특히 간이나 위 심장질환이 있는 사람은 복용에 주의를 요한다.
서울대의대 심영수교수(호홉기내과)는 만성 기관지염 환자에서▲열이 날때▲호흡곤란이나 기침이심해질때▲가래가 많아지고 짙어지거나 색깔이 변할때▲부종이 생기거나 체중이 갑자기 늘때▲맥박이 빠르거나 졸음증 두통 현기증 시력 약화, 또는 쉽게 흥분할때▲식욕이 많이 떨어질때▲탈수 증세가 있을 때는 즉시 적절한 치료를 받아 병세가 악화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한다.

<폐기종>
이것은 폐의 말단부인 폐포와 세기관지가 병적으로 탄력성을 잃고 늘어나 있는 상태로서 이때에 산소와 이산화탄소를 교환하는 환기기능이 떨어지고 폐속에남아있는 잔기량이 많아져 심한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는 병이다.

<실내공기 정화를>
폐기종 환자는 특히 공기를 내뿜는 힘이 떨어져 바로 앞에 있는 성냥불을 입으로 불어끌수 없을 정도다.
이러한 호흡곤란 증세는 초기에는 운동이나 힘든 일을 할때만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으나 중증이 되면 옷을 입거나 목욕을할때, 또는 말을 할때도 숨이 차며 기관지염이나 기관지 천식을 동반하는 수가 많아 가래가 많아지고 기침도 심해지게된다.
폐기종역시 주범은 흡연이며 작업장의 유해 가스나 먼지 나쁜공기도 원인이나 악화요인으로지목된다.
흡연하는 부모를 가진 아이들일수록 폐기종을 비롯한 만성 호흡기질환 유병률이 높다는 사실은 주거환경이 그만큼 중요하다는것을입증해준다.
폐기종도 만성 기관지염과 마찬가지로 완전히 원상으로 회복될수 없다는 점에서 환자자신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폐기종의 원인은 만성 기관지염과 거의 같기때문에 치료도 비슷한데 예후가 다르기 때문에 병인의 시작이 기관지염형인지 폐기종형인지를 구별해야 한다.
치료의 첫째는 원인제거로서 흡연을 중지하고 대기오염이나 실내공기 오염등을 줄이는 노력이필요하다.
김교수는 담배를 계속 피우는한 기관지염이나 폐기종은 절대로 낫지 않는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이같은 병의 치료에는 의사 환자 약이 각각 3분의1씩 담당해야 할것이라고 지적한다.
점액 용해제나 거담제및 합병증치료를 위한 약물요법과 함께 재활요법의 일환으로 물리요법 직업요법 호흡요법 운동요법 정신요법등도 중요한 치료수단이 된다.

<기관식천식>
이 병은 50년대까지만 해도 하나의 증후군으로 보았으나 지금은 독립된 병명으로인정되고있다.
서울대의대 김유형교수 (알레르기내과) 는 천식을 『여러가지 자극물에 의한 기도의 과민성을 특징으로 하는,가역적인 기도폐쇄의 임상증상을 갖는 기도의 염증성질환』 이라고 새로운 정의를내린다.
다시말해 앞서의 두병은 원상회복이 안되는데 비해 기관지 천식은 증상의 호전과 악화가 반복된다는 뜻이다.

<운동·긴장하면 발작>
증상은 반복되는 발작성 서홍이 주기적으로 나타나는데 이것은 특이한 항원에 감작된 환자가 다시 그 항원에 노출될때는 히스타민과 같은 화학매개물질이 분비되어 이것이 기관지를 수축시켜 기관지 내강이 좁아지는 때문이다.
천식을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항원물질 (알레르겐) 흡입으로 집 먼지 꽃가루 곰팡이 애완동물의 털이나 비듬등이 이에 속한다.
또 바이러스나 세균등에 감염된 경우,운동, 아스피린, 정서적긴장, 또는 추위나 안개등에 노출되어도 천식이 발작되는 수가있다.
한양대의대 이정희교수 (호흡기내과) 는 천식은 기관지 내강이 좁아져 있어 이 좁아진 구멍으로 호흡을 빨리 하려고 힘쓰게돼 휘파람소리가 나고 숨이 차며 심한 경우는 숨이 금방 끊어질것같은 경우도 생기게 된다고 말한다.
치료는 기관지 내강을 확장해 공기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기위한기관지 확장제나 부신피질 호르몬 부교감신경 차단제, 그리고 항알레르기제로서 비반세포막 안정제 칼슘길항제, 또는 원인이 되는항원을 소량 저농도로부터 점차증량시켜가는 탈감작 요법이 쓰인다.이와 함께 환경관리가 중요한데 김유형교수는 최근에는 이같은 여러가지 치료법을 함께시도하는 복합요법이 많이 행해지고 있다고 말한다. <신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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