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만병통치약 500달러에 팝니다"

미주중앙

입력

한인을 대상으로 성분이 불분명한 건강식품을 판매하거나 금광 채굴 수익을 미끼로 거액을 챙기는 사기가 또 기승을 부리고 있다.

LA한인타운서 또 '단골 사기'
패스트푸드점앞 약장수 진쳐
'금광 채굴 고수익'도 재등장

이들은 친분과 인맥을 과장해 범행 대상에 접근한 뒤 목적을 달성하면 잠적한다.

최근 LA한인타운 등 시니어가 자주 찾는 패스트푸드점에는 일명 '약장수'가 진을 치고 있다. 이들은 삼삼오오 모인 시니어 자리에 다가가 만병통치약이란 미끼를 던진다.

당뇨병과 고혈압에 즉효라며 샘플을 나눠주고 반응을 기다린다. 효능을 봤다는 시니어에 약 한 통(500알)을 500달러에 판매한다.

80대 이모씨는 "당뇨병에 좋다는 게르마늄이라고 해서 비싼 돈 주고 샀다. 샘플은 괜찮았는데 그 약을 며칠 먹자 머리가 깨질 것처럼 아팠다"고 전했다.

이씨는 조악한 알약과 약통을 보고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는 "한국 검찰 출신이라고 소개하고 돈도 많다고 해 믿을만한 사람 같았다. 부작용을 겪고 환불하려 찾아봤지만 그가 연락처를 바꿨다"고 전했다.

LA카운티 공공보건국(CDPH)은 이씨와 같이 길거리 약을 사는 일은 목숨을 거는 행위라고 경고했다. 특히 길거리 약은 '함유성분'이 불분명해 절대 복용하면 안 된다. CDPH는 길거리에서 판매한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을 먹은 이들이 사망했다며, 약은 반드시 약국에서만 사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광 채굴 수익을 미끼로 거액을 뜯어가는 한인 사기범도 다시 등장했다. 피해자에 따르면 이 사기범은 필리핀 '야마시타 골드'를 발견했다며 투자자를 모으고 있다.

한 피해자는 "사기범은 야마시타 골드가 숨겨진 곳을 안다고 투자를 권유했다. 10만 달러를 투자하면 금을 채굴해 수익금을 배분하겠다는 말만 믿었다"고 말했다.

야마시타 골드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제국주의가 아시아의 금은보화를 필리핀에 숨겼다는 소문에 근거한다.

사기범들은 필리핀에서 발견했다는 금괴 샘플을 보여주고 투자자를 모은다.

야마시타 골드 사기는 이미 수년 전 한국을 휩쓴 수법이다. 하지만 LA 한인은 아직도 유혹에 쉽게 넘어가고 있다. 특히 한국에서 사기를 친 이들이 남가주에서 제2의 도약을 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경찰 관계자는 "LA 등 한인이 많이 사는 지역으로 도피한 경제사범이 생각보다 많다. 한국에서 활동한 경력이나 부를 과장해 다가오는 낯선 사람은 항상 조심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형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