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4연승 이끈 '제구력자' 우규민

중앙일보

입력

프로야구 LG가 4연승을 달렸다. 선발 우규민(31)의 호투를 앞세워 7위로 뛰어올랐다.

우규민은 보기드문 유형의 투수다. 사이드암이면서도 선발로 활약하고, 최고 구속이 140㎞ 언저리면서도 공격적인 투구를 한다. 근간에는 탁월한 제구력이 있다. 우규민은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직구와 커브, 체인지업을 모두 활용해 던질 수 있다. 지난해 9이닝당 최소 볼넷(1.00개) 1위가 바로 우규민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 우규민은 지난해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9이닝당 볼넷이 2.22개로 늘어났다. 리그 4위에 해당하는 좋은 기록이지만 지난해보다는 무려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자연히 시즌 성적도 4승8패 평균자책점 5.46으로 저조했다.

하지만 6일 잠실 kt전에서 우규민은 본래의 모습을 되찾았다. 6과3분의1이닝 동안 안타 7개를 내줬지만 1점만 내줬다. 삼진은 3개에 그쳤지만 볼넷은 하나도 없었다. 빠른 공(36개) 최고 구속은 139㎞에 머물렀지만 현란한 커브(25개)와 체인지업(20개)으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장타는 6회 전민수에게 맞은 좌중간 1타점 2루타가 유일했다. 팀이 4-1로 이겼고, 우규민은 시즌 5승째를 챙겼다.

LG는 4연승을 달리며 4연속 위닝시리즈(롯데 2승1패-NC 2승1패-두산 2승1패-kt 2승)를 챙겼다. 포수 유강남은 2회 결승타 포함 3타수 2안타 1타점을 올렸고, 4타수 3안타를 기록한 박용택은 통산 2000안타에 7개를 남겨두게 됐다. 정성훈도 3안타를 추가해 통산 1980안타를 기록했다.

다음은 우규민과의 1문1답.

투구 템포가 빨랐다.
"빨리빨리 던졌다. 날이 덥기 때문에 경기가 느리면 야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질 것 같아서였다. 계속 야수들이 움직이면서 집중력도 높았다. 좋은 수비가 나왔다."
이어 나온 김지용과 임정우도 리드를 잘 지켰다.
"믿는다. 믿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1사 2루에서 교체될 때도 막아주리라는 기대를 했다. 교체될 때 지용이에게 '이번에도 못 막으면 죽여버리겠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웃음) 2-1로 쫓겼지만 (손)주인이 형이 2타점 적시타를 때려줘 좋은 분위기로 경기가 흘러갔다."
승리는 4경기만이지만 최근 투구 내용은 좋았다.
"그 동안 부진했는데 머리를 많이 비웠다. 이제는 내 피칭을 믿고 있다. 특별히 기술적으로 바뀐 것보다는 멘털적으로 편해졌다. 직구도 가운데에 던지고, 커브나 체인지업도 그냥 스트라이크로 던진다. 친다고 다 안타가 되는 게 아니니까."
올 해는 지난해보다 볼넷이 늘었다.
"한 경기 볼넷 3개를 준 적도 있는데 너무 볼넷을 안 주려고 하니까 결과가 안 좋았던 것 같다. 물론 무볼넷이 욕심나지만 안 주려는 마음에 맞을 때도 있었다. 다음 타자를 보면서 볼넷을 줘야하는 상황이 되면 주면서 상대하고 있다. 너무 얽매이지 않으려고 한다."
최근 LG가 8승2패를 기록했다.
"분위기가 좋다. 주장 류제국 형이 성적이 안 좋을 때도 분위기는 좋게 가자고 많이 독려했다. 요즘은 2013년 같다. 오늘도 한 점 차였지만 이길 것 같았다. 여간해선 질 것 같지 않다는 분위기다."

잠실=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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